[정부, 시장가격 억누르기] "기름값 절반이 세금 … 비바람 몰아치니 내릴 수밖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정유업계 곤혹
기름 1ℓ 稅前가격, OECD 평균보다 13원 낮아
기름 1ℓ 稅前가격, OECD 평균보다 13원 낮아
정부의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정유업계는 "비바람이 몰아치는데 어쩔 수 있겠느냐"며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가격인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름값이 비싸다는 소비자 심리를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잇따라 자극하고 있는 판국에 가격을 내릴 여력이 없다고 항변해봐야 역풍밖에 더 맞겠느냐는 인식이 팽배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SK에너지와 GS칼텍스에 대해 현장 방문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사인 SK에너지가 인하폭을 결정하면 다른 정유사들이 따라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유업계는 하지만 국제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정부에서 세금 인하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가격을 크게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휘발유값의 절반에 육박하는 49.9%를 정부에서 유류세로 가져가면서 기업에만 가격을 내리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정유사엔 난감하다. 지난해 11월 4주차에 배럴당 90달러까지 떨어졌던 국제가격은 연말 이후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정유사는 국제가격과 1~2주 차이를 두고 공급가격을 결정한다.
업계 일각에선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항변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예로 든 2008년 7월과 비교해 자연적인 인상 요인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10% 유류세 감면이 없어지고,관세가 1%에서 3%로 올라가면서 주유소 소비자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3.2%에서 49.9%로 높아졌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유류세 감면금액 80원에 관세 인상분만 더해도 100원 정도"라고 말했다.
주유소 소비자가격과 세후 공급가격 간 차이도 8%에서 6% 수준으로 줄어 주유소들이 가격을 낮추기도 어렵다.
국제석유제품 가격을 따르는 방식이 정유사가 폭리를 취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유업계는 국제가격과 차이에 따라 수급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정부 지적을 반영해 2002년부터 가격 산정 기준을 원유가에서 시장가인 국제가로 바꿨다. 12월 기준 국내 세전 가격은 ℓ당 876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89원을 밑돈다.
조재희/박영태 기자 joyjay@hankyung.com
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SK에너지와 GS칼텍스에 대해 현장 방문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사인 SK에너지가 인하폭을 결정하면 다른 정유사들이 따라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유업계는 하지만 국제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정부에서 세금 인하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가격을 크게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휘발유값의 절반에 육박하는 49.9%를 정부에서 유류세로 가져가면서 기업에만 가격을 내리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정유사엔 난감하다. 지난해 11월 4주차에 배럴당 90달러까지 떨어졌던 국제가격은 연말 이후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정유사는 국제가격과 1~2주 차이를 두고 공급가격을 결정한다.
업계 일각에선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항변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예로 든 2008년 7월과 비교해 자연적인 인상 요인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10% 유류세 감면이 없어지고,관세가 1%에서 3%로 올라가면서 주유소 소비자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3.2%에서 49.9%로 높아졌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유류세 감면금액 80원에 관세 인상분만 더해도 100원 정도"라고 말했다.
주유소 소비자가격과 세후 공급가격 간 차이도 8%에서 6% 수준으로 줄어 주유소들이 가격을 낮추기도 어렵다.
국제석유제품 가격을 따르는 방식이 정유사가 폭리를 취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유업계는 국제가격과 차이에 따라 수급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정부 지적을 반영해 2002년부터 가격 산정 기준을 원유가에서 시장가인 국제가로 바꿨다. 12월 기준 국내 세전 가격은 ℓ당 876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89원을 밑돈다.
조재희/박영태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