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시장 불안이 판교신도시를 거쳐 분당 용인 평촌 등 수도권 남부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전세안정책 발표를 예고하고 지난 13일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들 지역 전셋값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더 이상 전세대책은 없다"고 공언,전세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14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경기 용인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9%,분당은 0.7% 각각 급등했다. 용인에서도 판교와 가까운 수지는 1.4% 뛰는 초강세를 나타냈다. 평촌신도시가 있는 안양 동안구 0.8%,의왕과 수원 영통구는 0.6%씩 전셋값이 올라 경기지역 평균 상승률(0.4%)을 웃돌았다.

용인시 동천마을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2년 전 입주 당시 1억5000만~1억6000만원이던 판교신도시 전용면적 85㎡(30평형)대 전셋값이 3억원대 초반까지 오르면서 용인시 동천 · 죽전동 등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동천마을 현대2차홈타운 전용 84㎡ 전셋값도 로열층 기준으로 지난주에만 500만원 상승해 2억1000만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용인 상현동 금호베스트빌 157㎡도 한 주 사이에 1000만~2000만원 급등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평균 0.4% 올랐다. 1월 첫주의 0.2%보다 상승률이 2배 높았다. 2006~2010년 1월 한 달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이 -1.2%~0.5% 사이에서 움직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강세다. 1월 첫주 0.3% 올랐던 서울도 이번에는 0.5% 상승하며 오름폭이 커졌다. 광진구 1.2%,서초구 1.1%,강남 송파 성동구 등이 0.7% 오르는 등 강남권과 그 인근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정부는 그러나 전세난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당초 추가 대책을 만들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언론이 전세난의 심각성을 많이 지적해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했다"며 '1 · 13 전세대책'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금 내 책상서랍에는 아무것도 없다"며 "내놓을 것은 다 내놓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전세대책은 없다"고 못박았다.

장규호/박종서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