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앞으로 은행 대출금리도 점진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한은이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겠다고 시사한 만큼 돈을 빌린 차입자들의 부담은 그만큼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가계별로 서둘러 부채 현황을 점검해 보고 대출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은행에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크게 고정금리 대출과 변동금리 대출로 나뉜다. 고정금리 대출은 말 그대로 대출기간에 적용금리가 변하지 않는 상품을 말한다. 반대로 그때그때 시장금리에 맞춰 적용금리가 달라지는 게 변동금리 대출이다.

변동금리 대출은 기준으로 삼는 시장지표에 따라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 대출,코픽스(COFIX) 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 대출,코픽스 잔액 기준 금리 대출 등으로 나뉜다.

CD 금리는 한은 기준금리와 곧바로 연동된다. 실제 지난 13일 CD 금리는 0.18%포인트 수직 상승했다.

코픽스 금리는 시중은행들의 평균 자금조달 금리를 나타내는 지표로 은행연합회가 매달 중순 집계,공시한다. 이달에는 17일 발표된다. 전달 조달금리를 기준으로 집계하기 때문에 이달 한은 기준금리 인상은 반영되지 않는다.

해당 월에 은행이 신규 조달한 자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게 코픽스 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다. 반대로 코픽스 잔액 기준 금리는 은행이 빌린 전체 잔액이 기준이다. 그래서 잔액 기준이 신규 기준보다 금리변동폭이 더 작다.

당연히 금리 상승기에는 신규 기준보다 잔액 기준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그러나 은행들이 코픽스 금리에 가산금리를 붙여 주택담보대출 적용금리를 계산하기 때문에 가산금리도 꼭 확인해야 한다.


지난달 15일 기준 코픽스 금리는 △신규 기준 연 3.1% △잔액 기준이 연 3.72%다. 하나은행은 현재 코픽스 가산금리를 개인신용 등에 따라 △신규 기준 0.78~2.28%포인트 △잔액 기준 0.26~1.76%포인트를 적용하고 있다. 즉 하나은행에서 코픽스 신규 기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고 하면 코픽스 금리(3.1%)에다 가산금리(0.78~2.28%포인트)를 더한 연 3.88~5.38%의 이자를 내야 한다.

10년 이상 장기 고정금리 대출은 대부분 정부 투자기관인 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고 있다. 공사의 장기 고정금리 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현재 연 5.2~5.85% 수준이다. 변동금리 대출보다 1%포인트 안팎 금리가 높다. 공사 관계자는 "대출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만큼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금리가 높은 것"이라며 "앞으로 추세를 볼 때 5년 이상 장기로 대출받는다고 하면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