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가 ‘이벤트 데이’를 맞아 사흘 만에 하락했다.지난 연말 이후 주가가 단기간 큰 폭으로 올라 잠시 숨고르기를 한 뒤 ‘코스피지수 2100’ 탈환에 재도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3일 코스피지수는 5.47포인트(0.26%) 내린 2089.48에 마감했다.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장 초반 사상 처음으로 2100선을 밟았지만 사상 최대인 1조2500억원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에 밀려 하루 만에 2090선마저 반납했다.

프로그램 매물 ‘폭탄’에도 주가 조정폭이 크진 않았다.개인이 대규모 ‘사자’에 나서 충격을 완화시켰기 때문이다.이날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5월 17일(7634억원) 이후 가장 많은 6389억원어치를 사들였다.외국인도 141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힘을 보탰다.그러나 기관투자가들은 437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전문가들은 전날 글로벌 증시가 동반 조정을 받아 국내 증시도 잠시 숨고르기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다만 주가 상승 추세가 꺾이진 않아 조만간 ‘2100’ 고지에 재도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옵션만기일에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의 출회는 프로그램 매수 관련 부담을 덜어줬다” 며 “최근 증시의 상승 동력이었던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외국인 투자금 유입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저해될 가능성도 낮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어닝시즌에 집중하라는 조언이다.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전년보다 낮아 종목별로 주가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2.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거 평균치와 비교해 크게 악화된 수준은 아니다” 며 “실적 호조세를 지속하는 업종이나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고 보이는 업종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실적 호조세를 지속하는 기업으로 현대차 기아차 호남석유 에쓰오일을,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KB금융 하나금융지주를 꼽았다.

HMC투자증권은 신한지주 삼성생명 기업은행 동양종금증권 등 은행주와 SK에너지 에쓰오일 호남석유 등 화학주 등을 실적시즌의 톱픽(최선호주)에 올렸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