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이 2007년 투자했던 대만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TBC(Taiwan Broadband Communications)의 지분을 매각한다. 국내 증권사가 해외에 직접투자한 지분의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성공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16일 금융감독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2007년 영국계 펀드 및 일본계 보험사와 조성한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매입했던 TBC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주 중 매각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분 매각 후속절차 등을 밟아 오는 3월까지 엑시트를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우리투자증권이 해외자본 · 금융회사와 공동으로 매입한 TBC 지분은 전체의 20%로 이 가운데 우리투자증권의 몫은 4%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이 지분 매입에 380억여원을 투자해 190억원대의 수익을 올렸고 내부수익률(IRR)은 연 18% 수준인 것으로 안다"며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직접투자 가운데 엑시트에 성공한 첫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우리투자증권의 자금회수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사모투자회사(PEF) 업무를 담당하는 A 증권사 팀장은 "국내에서 지분 투자를 위한 자금을 모집할 때 5년 이상의 기간과 연 8~15% 수준의 수익률이 통상 제시되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성공적인 투자"라며 "국내 업체 지분에 투자해도 이 정도 성적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이번 엑시트 성공은 금융투자업계의 해외 직접투자를 더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스몰딜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알짜' 매물을 찾기가 어려워져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곳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 네트워크가 부족하고 노하우가 충분하지 않은 업계 현실상 우리투자증권과 같은 성공사례가 재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증권사 해외 직접투자 성공의 핵심은 폭 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라며 "우리투자증권처럼 해외자본과 손잡고 투자에 나서는 방식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