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연기금, 턴어라운드株 쓸어담는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올해 6조7000억 매수 여력 … 亞 국부펀드도 가세 전망
장기투자 수요 탄탄해질 듯
장기투자 수요 탄탄해질 듯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연기금은 여전히 주식을 사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6조7000억원어치를 추가로 살 계획을 세워놓고 연초부터 자금 집행에 나서고 있다.
연기금은 증시에서 대표적인 장기 투자자로 꼽힌다. 현재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연기금이 매수하는 실적 개선 예상 종목에 관심을 둘 것을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또 아시아 주요국 국부펀드들도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주식 장기 수요 기반이 두터워질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연금 올해 6조7000억원 매수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틀(6,14일)만 빼고 연일 주식을 샀다. 올 순매수액은 2201억원으로 외국인(1조2573억원)과 증권사(2792억원)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외국인과 증권사가 이달 첫주(3~7일)에 대거 팔고 둘째주(10~14일)에 '사자' 로 돌아선 것과 달리,연기금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줄곧 순매수 기조다.
국민연금의 올해 자산 배분안에 따르면 연말까지 국내 주식 비중을 18.0%로 높여야 한다. 국내 주식 비중이 15.7%(작년 11월 말)에 머물러 전체 운용 자산 규모(317조원)와 비교할 때 올해 6조7000억원가량 매수 여력이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장기 투자 성향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등의 국부펀드들도 한국 주식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국내 주식을 2조4783억원어치 사들였고 UAE(1311억원) 중국(9799억원) 등도 순매수에 동참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국내 증시에 투자한 자금의 대부분이 국부펀드이고,중국도 국부펀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동 · 중국의 국부펀드들은 한국증시 자체보다는 글로벌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한국의 대표 기업들을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올해도 꾸준히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연기금 매수 종목 주목해야
올 들어 연기금이 주로 사들인 종목은 현대중공업 하이닉스 LS 현대건설 호남석유 한화케미칼 삼성전기 삼성생명 대한생명 등이다. 김철민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연기금은 다른 기관에 비해 투자 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향후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종목을 미리 사두는 전략을 취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기가 대표적이다. 삼성전기는 LED(발광다이오드) 부문의 부진으로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1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전 분기 대비 57.0% 각각 감소할 것으로 우리투자증권은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승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부진했던 LED 업황이 2분기부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삼성전기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회복 시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생명 대한생명 등 생보주도 금리 인상 덕분에 턴어라운드 기대주로 꼽힌다. 박석현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생보주는 작년 한 해 가장 부진했던 업종 중 하나였지만 올해는 기준금리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아 작년과는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호남석유 한화케미칼 등 화학주는 지난해 가파른 실적 개선세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뛰었지만 올해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통 4분기는 화학업체들의 비수기지만 호남석유화학은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근 국제 유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데다 수급 상황도 빠듯해 화학업체들은 올해도 강한 실적 모멘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