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핵심 의제 가운데 하나가 미국이 그동안 요구해온 위안화 절상 문제다.

위안화 가치는 최근 달러당 6.5위안으로 올랐다.지난해 6월 중국이 위안화 환율의 탄력성을 높이겠다고 발표한 이후 3.6% 정도 상승했다.위안화 절상은 후 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둔 성의 표시로 해석된다.

미국은 표정 관리를 하면서도 추가 절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지난 14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미국의 속내를 잘 드러냈다.가이트너는 위안화 가치가 명목상 3.6% 정도 상승했다고 말했다.연율로 따지면 6% 정도 오른 것이다.그는 여기에다 중국과 미국 간 물가상승률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중국은 지난해 11월 물가가 전년 동기에 비해 5.1%,미국은 약 1% 올랐다.

가이트너는 이를 감안한 위안화의 실질적인 상승률이 연 10%를 약간 웃돈다고 분석했다.그는 중국 정부가 2006∼2008년 2년 동안 20% 정도의 위안화 가치 상승을 용인한 점과 비교하면서 “이 정도면 아주 상당한 절상”이라고 평가했다.중국과의 위안화 환율게임에서 꽃놀이패를 쥐고 있는 듯한 여유도 보였다.그는 “중국 정부가 물가 상승을 허용하느냐,아니면 위안화 추가 절상을 허용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이 인위적인 위안화 저평가 정책을 통해 중국산 제품의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여왔다고 주장해 왔다.가이트너의 말은 중국 정부가 인플레를 통제하지 않으면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높아져 그 만큼 수출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가이트너는 하지만 중국 정부가 치솟는 국내 물가를 관리하겠다면 위안화 가치를 절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위안화 절상 속도를 더 높이지 않을 경우 물가 상승이라는 리스크를 안게 될 것”이라고 중국을 압박했다.

가이트너는 따라서 “상황이 미국에 점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미국은 중국에 최대 무역적자를 내고 있다.이 같은 기조라면 4∼5년 후 대(對) 중국 수출은 두 배 늘어나 무역불균형이 상당히 개선될 수 있다는 게 가이트너의 계산이다.

후 주석은 방미를 앞두고 반박했다.지난 16일 워싱턴포스트,월스트리트저널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중국내 물가 관리가 위안화 환율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가 아니다”고 밝혔다.“위안화 환율은 시장의 수요와 국제결제 등 여러 가지 요인들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달러화의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반격했다.후 주석은 “현재의 국제통화 시스템은 과거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미국의 통화정책이 글로벌 유동성과 자본 흐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며 “달러 유동성은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 추가 부양을 위해 시중에 달러를 대거 풀고 있는 2차 양적완화 정책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