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프로그램 매물도, 기습 금리인상도, 외국인의 변심도 소용없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이런 악재들을 모두 뚫고 2100선마저 밟았다.

코스피지수가 3년여만에 2000선을 회복한 지 한달만에 역사를 다시 쓴 것.

시장을 짓누를 악재의 영향력은 약하고 주식을 사려는 대기매수세는 아주 풍부하다. 장중 조정폭이 커지더라도 결국 회복하고 마는 이유다.

여기까지 온 만큼 코스피지수 역시 뒤로 물러설 생각은 별로 없어 보인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이라는 부담감 외에는 상승 길목을 방해하는 장애물도 별로 없어 보인다.

그래도 짚어볼 것은 짚어봐야 한다. 이번주 증시는 역시 인플레이션 우려가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지난 14일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또 인상했다. 연초부터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인플레이션 이슈가 본격화되면서 신흥시장의 금리인상 속도도 빨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이번주에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일단 12월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지난달에 비해 상승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최근의 유가와 곡물가격 상승 등은 인플레이션 대비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또 지난주 외국인의 동향도 유심히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외국인은 지난주 매도→매수→매도를 반복하면서 한주동안 81억원 순매도를 기록, 중립적인 매매패턴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는 만큼 기업들의 실적에 대비한 투자전략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변수들을 감안하더라도 시장의 방향성은 여전히 위로 열려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인민은행의 은행 지급준비율 추가 인상, 인도 증시의 금리인상 우려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과 주가 하락, 피치사의 그리스 국가신용등급 투자부격적 수준 강등 소식 등은 이번주 초반 일시적인 주가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기업실적 발표가 본격화된다는 점과 투자자들이 개선된 투자심리를 바탕으로 보다 긍정적 소식이나 변수에 주목할 것이기 때문에 이번주에도 주식시장의 상승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류 연구원은 전망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의 재정건전성 논란은 국채 발행 성공으로 수위가 크제 낮아졌고 미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의지도 나름대로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주 주택관련 주요 지표들도 개선세가 예상되는 만큼 지수이 우상향 방향성을 기대하는 시각은 그대로"라고 진단했다.

이미 2100선이라는 신기원을 이룩한 코스피, 얼마마큼 더 갈지 투자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