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에서는 '친구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려면 그가 대접하는 음식의 양을 보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손님을 집으로 초대하는 일이 일반화돼 있다. 비즈니스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요르단 바이어들 중에는 한국에서 온 손님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요르단 간 음식과 초대문화가 너무나 달라 간혹 초대를 받은 한국인들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요르단 사업 파트너로부터 초대받는 경우 유념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요르단 사업 파트너로부터 초대를 받으면 기꺼이 응하라.특별한 사유 없이 거절하면 자신을 무시했다고 오해할 수도 있다. 방문하기로 한 약속 시간은 잘 지켜야 한다. 여느 중동 사람과 달리 요르단 사람들은 시간 관념이 철저한 편이다.

요르단 사람들의 저녁식사는 통상 오후 9시 이후에 시작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너무 늦은 시간까지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려면 배가 고플 수 있다. 따라서 출발 전에 간단히 요기를 하고 가는 것도 좋다. 요르단에서 남의 집을 초대받아 방문할 때는 꽃이나 요르단 전통과자를 가져 가는 것이 좋다. 시내 슈퍼마켓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는 주류는 선물로 적합하지 않다.

요르단인 집에 들어가서는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지 말아야 한다. 이슬람 전통상 외부인을 응대하기 위한 거실과 가족들이 사용하는 거실이 나뉘어져 있다. 외부인을 응대하기 위한 거실은 넓고 화려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가족들이 사용하는 거실과 침실은 남에게 공개하기를 꺼린다.

초대한 사업 파트너의 부인이 나오지 않는다고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요르단에서도 개방된 가정에서는 부인이 나와 접대하는 경우가 있지만,대부분 보수적인 가정에서는 외부 손님의 방문 때 부인이 나오지 않는다. 부인 대신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가정부들이 접대하는 경우도 있다.

요르단인들은 대부분 무슬림 신자이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따라서 집으로 초대 받았을 때 술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국인이 요르단인을 음식점으로 초대할 때도 술을 대접해서는 안된다. 간혹 기독교인들은 술을 마시기도 한다.

음식이 나오면 되도록 많이 먹어라.요르단인들은 초대받은 사람들이 많이 먹기를 바란다. 우리 입에 잘 안 맞는 음식이 나오더라도 최대한 먹어보도록 노력하되,정 안되겠다 싶으면 정중히 거절하라.식사 중엔 다양한 화제를 대상으로 대화를 하라.이슬람교에 대해 호기심과 관심을 갖는 것은 좋지만 편견이나 중동 문화에 대한 폄하를 드러내서는 안된다.

마지막으로 요르단에서는 저녁 식사가 늦게 나오는 만큼 만찬도 아주 늦게 끝난다. 심지어는 새벽 1,2시에 끝나는 경우도 있다. 끝까지 자리를 같이 할 수 없다면 다음 날 일정을 들어 겸손히 양해를 구하고 먼저 나온다.

초대에 대한 답례로 최근 암만 시내에 문을 연 한국 식당으로 사업 파트너를 초대하는 것도 권할만 하지만,한국 음식에 익숙지 않은 경우도 있으므로 초대하기 전에 반드시 의향을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는 맵고 짠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비록 언어,주변 환경,종교와 문화는 다르지만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호의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임으로써 한결 가까워질 수 있다면 비즈니스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조기창 < KOTRA 암만 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