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중 원달러 환율의 변동 수준이 2008년 금융위기의 절반 정도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10년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원달러 환율의 일중 변동폭과 전일대비 변동폭은 각각 9.5원과 6.9원으로 직전년의 14.6원과 9.4원보다 줄었다.

2008년의 일중 변동폭이었던 18.3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전일대비 변동폭도 2008년 12원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지난해 2분기에는 남유럽 재정위기와 정부의 천안함 침몰원인 조사결과 발표 등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됐고, 선물환포지션 한도와 관련한 불확실성 등 때문에 일중 12.8원, 전일대비 10.9원의 변동폭을 기록했다.

이에 아시아 주요국 통화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변동성을 드러냈다.

원달러 환율의 전일대비 변동률(기간중 평균)은 0.60%로 태국 바트화(0.16%)와 싱가포르 달러화(0.28%) 그리고 일본 엔화(0.48%) 등에 비해서는 높았다.

그러나 유로화(0.58%)와는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호주 달러화(0.67%) 등 보다는 낮았다. 기간중 가장 큰 변동률을 보인 통화는 헝가리 포린트화(0.94%)와 폴란드 즐로티화(0.93%)로 나타났다.

2010년중에는 유로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국 통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절상됐다.

2010년말 원달러 환율은 1134.8원으로 직전년(1164.5원)보다 29.7원(2.6% 절상) 하락했다. 연평균으로는 1156원을 기록 전년(1276.3원)보다 120.3원(10.4% 절상)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 추이는 1~4월 중에는 수출호조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에 하락세를 보이며 4월 26일에는 연중최저점 1104.1원까지 내려갔다.

5~6월중에는 남유럽 재정위기 확산 우려와 지정학적 위험, 규제 관련 불확실성 탓에 급등, 5월 26일 연중최고점인 1253.3원까지 올라갔다.

이후 미국 달러화 약세 흐름에 꾸준한 내림세를 보이다가 11월 중순부터 자본유출입 관련 거시건전성 정책과 아일랜드 구제금융 신청 등 유럽 지역 재정위기 확대 우려에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등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도 환율 급등을 부추긴 요인이었다.

한편, 지난해 은행간 시장의 외환거래 규모(외국환중개회사 경유분 기준)는 일평균 194억6000만달러로 전년(183억1000만달러)에 비해 6.3% 늘어났다.

상품 종류별로는 외환스왑이 101억9000만달러로 가장 크고 다음으로 현물환(76억6000만달러), 기타(14어3000만달러) 순이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