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인 리 웨스트우드(38 · 잉글랜드 · 사진)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한다. 현역 세계랭킹 1위가 국내 경기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렌타인 챔피언십 대회조직위원회는 17일 서울 남대문로5가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리 웨스트우드,어니 엘스(42 · 남아공),이안 폴터(35 · 잉글랜드),양용은(39) 등이 '제4회 발렌타인 챔피언십'(총상금 32억원)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유러피언투어 · 아시아투어 · 한국프로골프(KPGA)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발렌타인 챔피언십은 오는 4월28일부터 나흘간 경기도 이천의 블래스톤 이천GC에서 열린다.

이 대회를 주최하는 함정범 페르노리카 팀장은 "국내 골프팬들의 관심을 반영하고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은 선수들을 초청하게 됐다"며 "무엇보다 많은 갤러리들이 와서 수준 높은 플레이에 박수를 보낼 수 있는 대회로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웨스트우드의 방한이다. 2004년 11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6 · 미국)가 제주에서 열린 MBC · 라온인비테이셔널 스킨스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당시 우즈는 비제이 싱(피지)에게 밀려 잠시 세계 2위로 내려 앉았던 때였다. K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신한동해오픈은 지난해 초 세계 1위 우즈를 초청하기로 했으나 성추문이 확대돼 초청을 취소했었다.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와 브리티시오픈에서 잇달아 2위를 차지한 웨스트우드는 5년 넘게 정상을 지켜온 우즈를 제치고 지난해 11월 세계 정상에 올라섰다. 유러피언투어에서 20승을 기록 중인 웨스트우드는 "2년 전 발렌타인 챔피언십에 출전해 즐거웠는데 다시 나서게 돼 기대가 크다. 지난해 평생의 꿈인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올해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한국 팬들에게도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세계 랭킹 1위를 지냈던 '황태자' 어니 엘스도 이 대회 단골 선수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9위를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린 엘스는 지난해 10월 미국PGA투어 그랜드슬램을 차지한 데 이어 최근 남아프리카오픈에서 우승컵을 드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신구 세계랭킹 1위 대결도 충분한 볼거리다.

이번 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세계랭킹 10위 이안 폴터는 지난해 11월 UBS홍콩오픈 우승의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폴터는 "2008년 한국오픈 출전 때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유명 선수가 참가하는 대회인 데다 코스가 뛰어나다고 들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시아인 최초의 메이저대회(PGA챔피언십) 우승자인 양용은도 "국내 팬들 앞에서 경기하는 것은 언제나 떨린다"며 통산 세 번째 출전 소감을 밝혔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