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ㆍ총장 28人 협의체 발족 … '글로벌 경쟁력 향상' 원탁회의
일본 경제산업성과 문부과학성은 고도의 교육 · 연구 중심 대학과 주요 대기업이 제휴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고 채용하도록 하기 위한 정례 협의체를 만들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르면 다음 달 중 관련 협의체가 발족,첫 번째 원탁회의가 열릴 전망이다.
이 협의체엔 도쿄대 게이오대 와세다대 교토대 홋카이도대 도호쿠대 쓰쿠바대 도쿄공대 히토쓰바시대 나고야대 오사카대 규슈대 등 12개 대학의 총장이 참여한다. 기업 쪽에선 도요타자동차 신일본제철 히타치제작소 미쓰비시전기 미쓰이화학 NTT 이토추상사 도쿄전력 등 16개사 CEO가 함께 한다.
문부과학성은 이 협의체에 올해 확보한 대학의 국제경쟁력 강화 예산 112억엔(1500억원)을 우선 지원키로 했다. 날로 치열해져 가는 국제경쟁에서 산 · 학 협력을 강화해 전문지식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최근 일본 젊은이들이 해외 유학을 가지 않고,기업에 취직해서도 외국 근무를 지원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일본 경제의 활성화가 불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2005년 이후 일본에서 해외로 유학을 떠나는 학생 수는 급격히 줄었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해외 초 · 중 · 고교와 대학에 유학 중인 일본 학생은 2008년 6만6833명으로 전년보다 11% 줄었다. 일본의 해외 유학생 수가 가장 많았던 2004년(8만2945명)에 비해 20%나 줄었다. 일본의 해외 유학생 수는 2005년 이후 4년째 감소세다.
같은 기간 한국의 유학생 수는 21만6867명이었다. 단순히 숫자만 따져도 일본의 3.2배다. 2008년의 일본 인구(1억2700만명)와 한국 인구(4850만명)를 감안해 비교하면 한국의 8분의 1 수준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의 해외 유학생 감소에 대해 "경기침체와 일본 국민의 '내향적 시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일본 기업의 젊은 직원들도 '일본에서 평범하게 살고 싶다''시차가 있는 해외에서 바쁘게 일하고 싶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해외 근무를 사양하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일본 정부는 글로벌 인재를 키우기 위해 대학들이 △기업 수요에 맞도록 살아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성적 평가를 엄격히 해 학생들의 실력을 향상시키며 △대학원에서 기업 인재 재교육을 적극 시행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기업들에는 △기업인 강사의 대학 파견 △대학 연구에 인적 · 물적 참가 △학생의 해외 유학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일본 기업들이 이 원탁회의에 적극 참여키로 한 것은 대학과 대학원에서의 교육과 기업들의 인재 수요가 맞지 않는 '악순환'이 일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를 뽑기 위해 대학 3학년 때부터 대졸 사원 채용을 시작하는 등 너무 서둘러 학생들의 학업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도 있다. 산 · 학 원탁회의는 이런 악순환을 깨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