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장중 최고가를 돌파한 이후 숨고르기를 했다. 1월 옵션만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프로그램 매물 압박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1월 옵션만기 전후로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가 지속된 원인은 베이시스 하락에 있다"며 "그동안 이론 베이시스 이상에서 고공행진하던 시장 베이시스가 과세범위 이상으로 급락했기 때문에, 배당관련 물량들이 온전하게 배당수익을 획득하고 청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8.32포인트(0.39%) 내린 2099.85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 증시가 중국의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 소식에도 기업실적 및 경기지표 호조로 상승한 가운데 이날 지수도 오름세로 출발했다.

장 초반 2118.86까지 오르며 장중 최고가 기록을 높여놨지만, 기관에 이어 외국인까지 순매도로 태도를 바꾸면서 장 막판 2100선을 내줬다.

개인이 4649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사흘째 순매수에 나섰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808억원, 408억원의 매도 우위였다. 국가·지자체가 속한 기타계는 143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에서는 4569억원의 매물이 유입됐다.

건설주들이 부동산시장 회복 기대에 강세였다. 중앙건설 벽산건설 풍림산업 삼호 대우건설 한신공영 등이 5~10% 급등했다. 증권주도 코스피지수의 신기록행진에 오름세였다. KTB투자증권 동부증권 HMC투자증권 대우증권 NH투자증권 등이 2~6% 올랐다.

반면 철강주는 정부의 물가안정화 대책에 따라 철강가격 인상이 힘들 것이란 우려에 하락했다. 고려아연 대한제강 한국철강 BNG스틸 현대하이스코 등이 3~4%대의 내림세였다.

코스닥지수도 기관 투자가의 매도 공세로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0.41% 내린 533.01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장 초반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사자'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 그러나 이후 기관이 매도 물량을 늘리면서 하락 반전했다.

기관 투자가가 정보기술(IT) 하드웨어, 반도체, 제조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49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지수 발목을 잡았다. 반면 외국인 투자가는 15거래일 연속 '사자'세를 이어가며 11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도 477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셀트리온은 2930억원 규모의 바이오시밀러 판매계약 소식에 11% 넘게 뛰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이 덕에 제약업종이 5% 급등했다. 이와 함께 건설, 오락·문화 등의 일부업종은 상승했다.

원화 강세 등에 힘입어 여행 수요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로 여행주들이 올랐다. 모두투어가 장중 52주 신고가를 재차 경신했고 하나투어, 롯데관광개발 등이 1% 상승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8원(0.25%) 오른 1117.6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