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교육청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 가운데 40%가 교섭대상이 아니거나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불합리한 내용인 것으로 밝혀졌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28일 강원도 교육청과 전교조가 체결한 단체협약을 분석한 결과 52개 조항 중 21개 조항(40.3%)이 불합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고용부는 단협 중 전교조가 유일한 교원노조라고 한 부분은 현행 노동관계법상 교섭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교원들은 강원지부 이외의 다른 단체와 같은 사안을 두고 다른 교섭을 못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고용부는 또 전보 규정 제정 혹은 개정 때 노조 추천자가 반드시 참여하도록 보장해준 것은 단협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전보 규정 문제는 기관의 관리 · 운영 등에 관한 사항으로 교섭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이 주관하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금지하고 연구 · 시범학교 응모 때 교원들이 동의하도록 한 것도 교섭대상이 아니라 교육정책에 관한 문제로 분류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교섭대상이 아닌 것으로 분류된 조항은 민간기업에서도 사용자의 고유권한인 인사 ·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사립학교 재단 전보인사 때 교사 본인이 서면으로 동의하도록 한 단협은 월권이거나 부당한 조항으로 나타났다. 노조 활동 중 사고를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주고，노조의 홍보활동을 위해 학교 시설 등을 이용하도록 해준 것도 마찬가지라고 고용부는 밝혔다.

사립학교 통폐합과 학급 감축으로 사립학교에 남는 교사를 공립학교 교사로 채용토록 한 조항도 위법조항으로 해석됐다. 사립학교 예산편성 및 재정의 투명한 운영은 교육청과 교원노조 간 단체교섭의 대상이 아니라 사립학교 교원과 관련된 사항으로 지적됐다.

고용부는 강원도 교육청 노사를 상대로 불합리한 단협 조항을 자율적으로 시정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자율 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위법한 단협조항에 시정명령을 하고 여기에도 불응하면 노동관계법 위반으로 처벌할 계획이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