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부모님 모시고 우리 가족 6명이 함께 살 겁니다.”

서울 강남권 보금자리 본청약이 시작된 17일.서울 강남 자곡동 ‘더 그린(The green)’관에 마련된 접수처에는 사전예약 당첨자들로 붐볐다.10여개의 청약서 접수테이블에는 연두색 조끼를 입은 도우미들이 서류 접수자들을 도왔다.

오후보다 오전에 인파가 몰렸다.LH(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오전에만 230여명이 몰렸다”며 “둘째날보다는 첫째날 더 많은 사람들이 찾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인터넷 접수가 병행돼 현장에는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50~60대들이 주를 이뤘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강남에 내집을 마련하게 돼 기쁘다는 반응을 보였다.셋째 아이를 임신한 김모씨(36)는 “올해 66세인 시부모님이 20년 동안 부은 청약통장이 사전예약 일반공급에서 당첨됐다”며 “지금은 부모님과 떨어져 살고 있지만 완공되면 모든 가족이 함께 살 예정”이라고 말했다.그는 “침실이 3개인 84㎡(공급 34평)에 당첨돼 6명이 거주해도 충분할 것 같다”고 말했다.

10살과 4살 두 아이를 데리고 접수처를 찾은 주부 이모씨(41)도 “반포동에 전세로 살고 있는데 내 집이 생겨 기쁘다”며 “반포동 전세값으로 강남에 내집을 마련한 셈”이라며 기뻐했다.이모씨도 10년 이상 부은 1600만원짜리 청약통장으로 일반분양 때 84㎡(공급 34평)에 당첨됐다.분양가격은 3억4000만원선으로 강남 전세가격 수준이다.

18일까지 사전예약 당첨자 접수가 끝나면 19일부터 서울 강남(A2블록) 및 서초(A2블록)의 658채를 대상으로 본청약이 진행된다.1994채 중 사전예약 당첨분 1336채를 뺀 물량이어서 사전예약자 가운데 미등록자가 생기면 그만큼 공급 물량도 늘어난다.

분양가는 강남지구가 3.3㎡당 924만~995만원,서초지구가 964만~1056만원이다.강북에 거주하고 있는 박모씨(65)는 “22년동안 청약저축을 부은 끝에 당첨돼 기쁘지만 3억4000만원인 분양가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