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간 1조5000억 순매수…'개미의 귀환' 시작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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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금 16조5431억 최고 수준
개인 거래비중 60% 육박
일선지점 분위기 '아직 한산'
큰 손은 '자문형 랩' 적극 투자
개민 본격 가담땐 강세장 올듯
개인 거래비중 60% 육박
일선지점 분위기 '아직 한산'
큰 손은 '자문형 랩' 적극 투자
개민 본격 가담땐 강세장 올듯
개인투자자가 증시 상승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은 최근 6거래일(10~17일)간 1조5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지난주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한 가운데서도 코스피지수를 2100선까지 끌어올린 주체가 개인이다.
하지만 과거 강세장의 신호였던 '개미의 귀환'이 본격화했는지는 논란거리다. '큰손'들이 자문형 랩어카운트를 통해 발 빠르게 증시에 뛰어드는 동안,이미 높아진 지수가 부담스러운 소액 투자자(속칭 '개미' 투자자)들은 여전히 주식 투자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개미'들까지 움직일지 여부가 향후 장세를 가늠하는 변수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개인투자 활기 띠면 2007년 재연 예상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4641억원을 순매수하며 사흘째 '사자' 우위를 보였다. 개인의 '나홀로 매수'에 힘입어 지수는 이날 한때 2118.84까지 치솟으며 장중 사상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개인은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간 1조515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13일부터 사흘간 순매수 규모는 1조3000억원에 육박한다.
올 들어 일평균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9.22%로 2009년 8월(59.80%) 이후 가장 높다. 2009년 9월 52.90%까지 떨어졌던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최근 꾸준한 상승세다.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 맡긴 고객예탁금은 14일 16조5431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증시 유입자금을 설명해주는 실질 고객예탁금(고객예탁금+개인 순매수-미수금-신용 잔액)도 이달 들어 1400억원 가량 증가하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시에서 개인 거래가 급증하는 것은 강세장의 신호로 해석된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거래 비중이 늘어나면 주식시장 회전율 상승→거래대금 급증→증시 강세의 선순환이 이뤄진다"며 "지난 2년 동안은 증시 강세에도 개인 참여가 오히려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개인의 회전율은 8.0배로 기관(2.2배)이나 외국인(1.8배)보다 훨씬 높지만,개인 비중은 2009년 초 66.8%에서 하반기 50%대로 하락한 바 있다. 최근 개인 거래가 다시 활기를 띠는 만큼 1999년이나 2007년과 같은 급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진단이다.
◆지점 분위기는 아직…큰손만 움직여
하지만 지점 분위기는 '아직'이란 평가다. 이날 오전 10시께 우리투자증권 서울 마포지점에서는 투자자 2~3명이 창구에서 상담을 받고 있을 뿐이었다.
김두헌 마포지점장은 "2007년 증시 과열기에는 주식을 모르는 사람들로 붐볐지만 지금은 아직 썰렁하다"며 "특히 1억원 미만의 투자자들은 현재 주가 수준을 부담스러워하며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3억~5억원 정도를 굴리는 자산가 정도가 지난해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며 재미를 봤고,지금도 꾸준히 자금을 넣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이 특히 선호하는 상품은 지난해부터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자문형 랩이다. 표성진 미래에셋증권 압구정지점 자산관리팀장은 "14일 창의투자자문의 랩 상품에 7억원을 가입한 고객이 오늘(17일) 다시 3억원을 넣겠다고 왔다"며 "최근 개인 매수로 집계되는 것은 자문형 랩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위 10개 증권사의 자문형 랩 잔액은 올 들어서만 1조1596억원(22.0%) 급증해 6조3634억원(14일 기준)에 달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순매수로 코스피지수가 상승 반전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14일 증시는 소액 투자자가 선호하는 중소형주가 아니라 대형주 위주로 강세를 보였다"며 "소수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랩이 위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의형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승장에도 소액 투자자 참여가 본격화하지 않은 것은 투기 성향의 개인 투자 수요를 흡수할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대체시장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라며 "개인이 선호하는 코스닥 종목의 부진과 대형주 위주의 증시 흐름도 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만큼 개인들의 참여 여력은 앞으로 더 클 것"이라며 "소액 투자하는 개미들의 귀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2007년과 비슷한 강세장을 굳힐 것"으로 내다봤다.
조병무 대우증권 일산지점 IM팀장은 "소형주에 주로 투자했던 소액 투자자들이 올초부터 자동차와 조선주가 더 오를 수 있을지 문의해오고 있다"며 "계속 조정을 기다리다 2100선을 넘자 뒤늦게 들어오려는 수요가 생겼다"고 전했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개미들은 시장 강세에 후행적으로 움직인다"며 "지금 분위기면 향후 2~3개월 안에 소액 투자자들이 가세하면서 하루 거래대금(유가증권시장) 규모가 10조원에서 12조원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유미/강현우/김다운/박민제 기자 warmfront@hankyung.com
하지만 과거 강세장의 신호였던 '개미의 귀환'이 본격화했는지는 논란거리다. '큰손'들이 자문형 랩어카운트를 통해 발 빠르게 증시에 뛰어드는 동안,이미 높아진 지수가 부담스러운 소액 투자자(속칭 '개미' 투자자)들은 여전히 주식 투자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개미'들까지 움직일지 여부가 향후 장세를 가늠하는 변수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개인투자 활기 띠면 2007년 재연 예상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4641억원을 순매수하며 사흘째 '사자' 우위를 보였다. 개인의 '나홀로 매수'에 힘입어 지수는 이날 한때 2118.84까지 치솟으며 장중 사상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개인은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간 1조515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13일부터 사흘간 순매수 규모는 1조3000억원에 육박한다.
올 들어 일평균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9.22%로 2009년 8월(59.80%) 이후 가장 높다. 2009년 9월 52.90%까지 떨어졌던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최근 꾸준한 상승세다.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 맡긴 고객예탁금은 14일 16조5431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증시 유입자금을 설명해주는 실질 고객예탁금(고객예탁금+개인 순매수-미수금-신용 잔액)도 이달 들어 1400억원 가량 증가하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시에서 개인 거래가 급증하는 것은 강세장의 신호로 해석된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거래 비중이 늘어나면 주식시장 회전율 상승→거래대금 급증→증시 강세의 선순환이 이뤄진다"며 "지난 2년 동안은 증시 강세에도 개인 참여가 오히려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개인의 회전율은 8.0배로 기관(2.2배)이나 외국인(1.8배)보다 훨씬 높지만,개인 비중은 2009년 초 66.8%에서 하반기 50%대로 하락한 바 있다. 최근 개인 거래가 다시 활기를 띠는 만큼 1999년이나 2007년과 같은 급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진단이다.
◆지점 분위기는 아직…큰손만 움직여
하지만 지점 분위기는 '아직'이란 평가다. 이날 오전 10시께 우리투자증권 서울 마포지점에서는 투자자 2~3명이 창구에서 상담을 받고 있을 뿐이었다.
김두헌 마포지점장은 "2007년 증시 과열기에는 주식을 모르는 사람들로 붐볐지만 지금은 아직 썰렁하다"며 "특히 1억원 미만의 투자자들은 현재 주가 수준을 부담스러워하며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3억~5억원 정도를 굴리는 자산가 정도가 지난해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며 재미를 봤고,지금도 꾸준히 자금을 넣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이 특히 선호하는 상품은 지난해부터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자문형 랩이다. 표성진 미래에셋증권 압구정지점 자산관리팀장은 "14일 창의투자자문의 랩 상품에 7억원을 가입한 고객이 오늘(17일) 다시 3억원을 넣겠다고 왔다"며 "최근 개인 매수로 집계되는 것은 자문형 랩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상위 10개 증권사의 자문형 랩 잔액은 올 들어서만 1조1596억원(22.0%) 급증해 6조3634억원(14일 기준)에 달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순매수로 코스피지수가 상승 반전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14일 증시는 소액 투자자가 선호하는 중소형주가 아니라 대형주 위주로 강세를 보였다"며 "소수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랩이 위력을 발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의형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상승장에도 소액 투자자 참여가 본격화하지 않은 것은 투기 성향의 개인 투자 수요를 흡수할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대체시장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라며 "개인이 선호하는 코스닥 종목의 부진과 대형주 위주의 증시 흐름도 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만큼 개인들의 참여 여력은 앞으로 더 클 것"이라며 "소액 투자하는 개미들의 귀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2007년과 비슷한 강세장을 굳힐 것"으로 내다봤다.
조병무 대우증권 일산지점 IM팀장은 "소형주에 주로 투자했던 소액 투자자들이 올초부터 자동차와 조선주가 더 오를 수 있을지 문의해오고 있다"며 "계속 조정을 기다리다 2100선을 넘자 뒤늦게 들어오려는 수요가 생겼다"고 전했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개미들은 시장 강세에 후행적으로 움직인다"며 "지금 분위기면 향후 2~3개월 안에 소액 투자자들이 가세하면서 하루 거래대금(유가증권시장) 규모가 10조원에서 12조원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유미/강현우/김다운/박민제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