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파로 최대 전력 수요가 17일 정부 예측치(7250만㎾)를 훨씬 넘어선 7314만㎾까지 치솟으면서 국가 전력 수요 대응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마지노선인 예비 전력 400만㎾ 지키기에 나섰다.

정부는 전력 수요가 17일 정점을 찍은 뒤 차츰 안정세를 띨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 요인이 남아 있는 만큼 전력 수요 총력 대응체제를 유지하며 최소 이달 말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삼성동 전력거래소의 중앙급전소를 방문해 "경기 회복세와 이상한파 등으로 전기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발전소 등 설비 정상 가동에 만전을 기해 만에 하나라도 불의의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예비 전력은 404만㎾로 비상 수준인 400만㎾를 간신히 지켰다. 만약 직전 최대 전력 수요를 기록했던 지난 10일 공급량(7591만㎾)을 그대로 유지했더라면 예비 전력량이 200만㎾ 아래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정부는 영광원전 5호기 가동 등으로 10일에 비해 127만㎾ 공급능력을 추가로 긴급 수혈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최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예비 전력이 400만㎾ 밑으로 떨어질 경우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일단은 심리적 저지선인 예비전력량 400만㎾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며 "최근 날씨 추이와 변동 사항을 다시 반영해 대응 계획을 재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모든 공공기관에 오전 11시부터 낮 12시를 포함해 전력 피크 시간대 난방기 사용을 1시간씩 중단하고,적정 실내온도를 18도 이하로 유지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또 일반 국민에게도 내복 입기를 권하며 특히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오전 11시와 오후 5시에는 난방기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