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전기는 전선 변압기 차단기 등을 생산하는 중견기업이다. 전선부문은 LS전선 대한전선에 이어 국내 3위며,변압기 등 전력기기에서는 현대중공업 효성 LS산전 등과 경쟁하고 있다.

전선과 중전기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기업은 드물다. 그러나 일진전기는 전선과 중전기사업을 병행하면서 전력 관련 제품에 관한 '풀 라인업'을 갖추고 시장을 공략해왔다. 대기업들이 경쟁사여서 500㎸ 이상의 고전압(HV) 사업 비중은 낮지만,300㎸급의 중전압(MV) 사업 부문에서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500㎸급 HV변압기 생산라인을 충남 홍성에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2013년부터는 HV급 제품도 본격 생산을 계획하는 등 주력사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일진전기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서도 꾸준히 투자를 늘려왔다. 올해는 전기동 가격 상승과 늘어난 변압기 수주량을 바탕으로 외형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는 2차전지 음극활 물질과 매연저감장치 등 신규 사업의 매출 증대로 급격한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2013년부터 신사업 및 기존 사업의 홍성 이전으로 인한 설비투자 확장 결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에서 비전으로 제시하는 '2015년 3조원 매출 달성'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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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간 M&A 통해 고속 성장

일진전기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20%씩 성장했다. 전선산업 성장률이 연평균 10%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성장세다. 이처럼 고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 사업인 전선사업에서 확보한 평판을 기반으로 고객을 다변화한 데다 계열사 간 꾸준한 인수 · 합병(M&A)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왔기 때문이다.

일진전기는 1968년 배전용 금구류 생산업체로 출발했다. 이후 1997년 일진전선을 합병했고,2003년엔 나동선 및 통신선을 생산하는 ㈜일진을 합병했다. 2008년에는 전력기기를 생산하는 일진중공업을 합병하는 등 꾸준한 계열사 간 합병으로 외형성장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현재는 지주회사인 일진홀딩스가 사업모델을 주관하고 있다. 향후 일진홀딩스 산하 관계회사와의 자산 유동화 및 신사업 개발 등을 바탕으로 외형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일진홀딩스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일진전기의 정보기술(IT) 관련 관계회사인 일진소재 일진반도체 일진디스플레이 등과의 시너지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전압 변압기시장 공략 박차

일진전기의 주력사업인 전선사업부는 매년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이 회사는 구리 나선에서부터 350㎸급 피복전선까지 제작할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전선사업부를 보유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 국내시장 점유율은 약 15%였으나,국내 2대 전선회사인 대한전선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일진전기의 점유율은 지난해 2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한전선이 유동성 부족으로 저가 MV 위주의 영업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일진전기의 HV급 전선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남아 유럽 등으로의 해외 수출 비중도 상승하고 있다. 2009년 수출 비중은 30%였으나 지난해엔 50% 수준까지 높아졌다.

일진전기는 기타 전선업체와 달리 변압기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2008년 변압기 및 차단기 제조업체인 일진중공업을 흡수합병한 덕분이다. 만년 적자기업이었던 일진중공업은 일진전기에 합병된 뒤 기회를 맞고 있다. 당초 일진중공업은 수익성이 낮은 MV급 위주의 변압기를 제조하고 있었지만 시장 성장으로 고수익 사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효성 등 대기업들이 HV급으로 이동해가면서 MV급에서 경쟁사가 사라진 것도 수익성 제고에 기여했다.

일진전기는 HV급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현재 HV시장은 현대중공업과 효성이 양분하고 있다. 그러나 LS산전이 HV급 공장을 완공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일진전기도 500㎸급 변압기 생산을 위해 홍성에 설비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홍성 토지 매입을 완료했고,2015년까지 추가로 1000억원가량 투자해 설비확충 및 설비이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기업과 정면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이들 대기업이 그 이상급으로 주 생산제품을 이동시킬 상황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성장 동력으로 매출 3조원 달성 목표

일진전기는 2015년 현재 매출의 3배인 3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기존의 전선 및 전력기기 사업이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이것만으로는 이런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일진전기가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는 2차전지용 음극활 물질과 완성차용 매연저감장치 등이다.

회사 측은 현재 Si계 2차전지용 음극활 물질에 대한 양산기술 특허를 국내 최초로 출원한 상태다. 이 특허는 정부의 2차전지 소재 국산화 로드맵에 부합해 조만간 취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진전기는 특허출원과 동시에 양산설비 일부도 발주한 상태다.

회사가 보유 중인 Si계 2차전지 음극활 물질 양산기술은 동일 무게 및 부피에서 기존의 흑연계 음극활 물질 대비 4배 이상의 용량을 보유할 수 있어 향후 2차전지 음극활 물질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바일 기기들이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PC의 저변 확대와 함께 적은 무게로 긴 작동 시간을 요구함에 따라 가장 먼저 채택되는 기술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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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전기는 또 매연저감장치와 관련,세계 톱클래스 자동차회사와 매연저감장치 양산기술 용역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고,2년 안에 양산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용역 본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향후 양산기술이 확보되면 용역 및 제품 수출이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 '캐시카우'인 전선사업부의 꾸준한 성장과 전력기기 사업의 수출 확대,신제품에서의 가시적인 성과 등이 어우러진다면 회사가 목표로 하는 2015년 매출 3조원 달성이 무난해 보인다.

김갑호 LIG투자증권 연구위원 kh1022@ligstoc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