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기대(UNIST)는 전기전자공학부 학부생 조기영씨(23 · 사진)가 '전도성 고분자를 이용해 환원된 그래핀 용액을 이용한 투명전극 제조기술'을 개발해 미국 화학회가 펴내는 랭뮤어(Langmuir)지에 논문을 실었다고 18일 밝혔다. 석 · 박사 과정이 아닌 학부생이 SCI(과학기술논문 인용 색인)급 저널에 주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논문은 산화 그래핀의 전도성을 높이기 위해 흔히 쓰이는 환원 반응시에 'pe-dot'라는 전도성 고분자를 첨가하면 기존 방법으로 환원된 그래핀보다 월등한 전기 전도도를 구현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조씨 등 연구진은 이 방법을 통해 환원 그래핀의 안정된 수용액을 만들고 이를 대면적에 전사시켜 박막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것이 LCD 등 디스플레이나 액정에 쓰이는 투명전극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투명전극으로는 효율이 좋은 인듐틴옥사이드(ITO)가 보통 쓰이지만 비싸고 유연성이 떨어진다. 반면 그래핀을 활용한 투명전극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국내외 연구진이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작년 말 관련 특허를 출원했으며 현재 상용화를 위해 모 대기업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를 지도한 김병수 UNIST 친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는 "기존에 그래핀 환원에 쓰이는 암모니아 등 부작용이 예상되는 첨가제를 넣지 않고 전도성 고분자 pe-dot를 활용해 환원 그래핀의 전도성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병수 교수는 울산과기대 그래핀 연구센터의 핵심인력으로 다양한 그래핀을 화학적인 방법으로 표면에 집적하는 기술을 개발,투명전극,대용량 축전기,2차전지에 적용하는 연구를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