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액세서리 중 가장 보편적인 아이템인 휴대폰 케이스 가격은 최소 5000원부터 비싸면 2만원 선이다. 그런데 일반 케이스의 두 배가 넘는 5만원에 판매되지만 입고된 지 한 시간이면 매번 매진되는 소위 명품케이스가 있다. 이 케이스를 만드는 회사는 '인케이스 디자인(Incase Design)'이다.
인케이스는 1997년 미국에서 에릭 웰스트롬,바비 챙,조 탠,토니 헬드 4명의 친구들이 모여 설립했다. 미국에서는 촉망받는 액세서리 기업 벨킨과 쌍벽을 이룬다. 국내에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출시 후 유명 연예인들이 사용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인케이스 마니아들은 독창적인 디자인만 봐도 '지르고' 싶다는 충동을 억제할 수 없다고 한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해답은 '협업(collaboration)'이다. 인케이스는 유명 디자이너,예술가,축구선수,사진작가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업한다. 'CSC 사커백(soccer bag)'이 대표적이다. CSC는 차이나타운 축구클럽의 약자로 한국의 조기축구회 정도다. 물론 참여자들은 다르다. 이 모임은 다양한 배경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가입한 축구 사교모임이다. 인케이스는 이들이 미국의 패션 트렌드를 주도한다는 점에 착안해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아이폰,아이패드,축구공을 함께 넣을 수 있는 백을 만든 것이다. 가격은 축구 가방 치고는 고가에 속하는 30만원대이지만,지난해 6월 국내 출시 한 시간 만에 매진됐다.
디자인뿐 아니라 그들의 마케팅 전략도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인케이스의 전략은 '레이저 타깃 마케팅'이라고 한다. 니치마켓보다 더 좁은 의미다. '애플 익스클루시브(Apple Exclusive)' 라인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케이스는 2010년 동양의 호랑이해를 기념해 호랑이 패턴 케이스를 만들었다. 이 상품을 중국에서도 베이징의 산리툰(Sanlitun) 애플스토어에서만 한정 판매했다. 상하이에서는 랜드마크인 '둥팡밍주(오리엔탈 펄 타워)'를 소재로 디자인한 제품을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만 판매했다. 이런 마케팅은 톡톡한 성과를 봤다. 일부 마니아들은 비행기를 타고서라도 그 나라에 가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마니아들의 수집 욕구와 희소성의 가치를 십분 활용한 결과다.
인케이스의 인기 비결은 고객을 자신들의 팬으로 만든 것이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은 열성팬이 많을수록 인기가 오래 가고 몸값이 올라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고객을 단순히 소비자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어떻게 하면 '열성팬'으로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IGM 세계경영연구원 조미나 상무ㆍ이승엽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