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에도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내려가는 한파가 지속되면서 전력 수급은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어졌다. 특히 전날 갑작스러운 정전 사고로 여수산업단지 일대에 전력 공급이 중단돼 20여개사가 1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보면서 전력 수급을 총괄하는 전력거래소에는 하루 종일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최대 전력 사용량은 7227만㎾까지 올라갔다. 전날 낮 12시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7314만㎾)보다는 약간 적었지만 추위가 다소 누그러진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날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16도였다. 온도가 1도 내려갈 때마다 전력 사용량은 50만㎾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날씨가 전날과 비슷했다면 200만㎾의 추가 수요가 발생,최대 전력 사용량이 7400만㎾를 넘었을 가능성이 컸다는 의미다.

이날 예비전력은 460만㎾로 비상 상황인 400만㎾에 비해서는 여유가 있었지만 안정권인 600만㎾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었다. 예비전력이 400만㎾ 밑으로 떨어지면 대형 발전소 한두 곳만 고장나도 일부 지역에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 전력 주파수와 전압 조정이 어려워 전기 품질에 민감한 산업의 경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날 최대 전력 사용량 대비 예비전력 비율을 뜻하는 전력예비율은 6.4%였다.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는 이날 전국의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 사전 약정 기업을 대상으로 피크 시간에 전력 사용을 자제하도록 유도하는 수요 관리를 실시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오늘 수요 관리 대상 업체는 전날과 비슷한 1000여개"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전력 피크 시간인 오전 11시~낮 12시에 총 240만㎾의 전력 사용을 줄였다.

이 관계자는 "혹시 모를 정전 사태에 대비해 비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