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확고한 시장지배 확인"…추가상승 낙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 종목 삼성전자[005930]의 100만원 돌파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다.

18일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사상 최고가 기록을 98만1천원까지 높였다가 전날보다 2만원(2.11%) 오른 96만9천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가격 역시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2006년과 2008년에 70만원을, 2009년과 지난해에 80만원을 넘은 시점마다 제기됐다가 곧바로 고개를 숙였던 '주가 100만원'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도 힘을 얻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를 밀어올린 '일등 공신'은 일본 반도체업체 엘피다사(社)의 가격인상 방침이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이날 엘피다가 D램 반도체 가격을 이르면 이달에 10% 인상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반도체 가격이 충분히 하락했다는 인식 아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000660] 주가가 최근 강세를 보였다며, 엘피다의 가격 인상 방침은 엘피다를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후발 업체들이 가격 공세로는 이제 삼성전자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됐음을 보여준 셈이라고 풀이했다.

미래에셋증권 김장열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시장 경쟁력이 확인됐다"며 "현재 주가는 그동안 축적된 상승 요인의 표출로, 메모리반도체 수요의 회복 여부에 대한 논란이 남아 있지만 앞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엘피다의 가격 인상 선언은 개인용컴퓨터(PC) 수요 부진에 따라 PC 업체들로 넘어간 D램 가격 주도권이 다시 D램 업체로 넘어왔다는 신호"라며 "시장에서 D램 업체가 주도권을 쥔다면 점유율이 높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수혜가 당연하다"고 풀이했다.

이날 하이닉스는 2.79% 오른 2만7천6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100만원선마저 넘어선다면 2000년대 들어서 형성됐던 '삼성전자 목표주가 100만원의 저주' 역시 풀리게 된다.

2000년과 2002년, 2004년에 각각 삼성전자에 대해 100만원대의 목표주가가 제시된 직후 증시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100만원대의 목표주가에는 그간 새로운 '저주'의 희생양이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 또한 꼬리표처럼 달라붙었다.

증시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잡스 효과' 때문에 상승 탄력을 더한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국 애플사(社)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병가를 냈고 그에 따라 향후 경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애플 주가가 독일에서 6% 이상 급락하자 삼성전자가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애플 사이의 관계를 단편적으로만 연관시키기 어렵다며 D램 시장의 안정이 주가 상승을 야기했다고 입을 모았다.

신한금융투자 김영찬 연구원은 "애플의 매출이 감소하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D램이나 주문형반도체 부문에서 부정적일 수 있다"며 "애플과 삼성전자와의 관계에 대해 시장에서 오해하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