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지역 상권이 호텔가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강남 명동 등지의 호텔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여의도 · 영등포 · 구로 지역 상권의 비즈니스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까지 서울에 개점할 예정인 특급호텔 5곳이 모두 서부지역 상권에 둥지를 틀 계획이다. 특1급 '쉐라톤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오는 8월 신도림동에 문을 여는 복합쇼핑몰 디큐브시티 안에 들어선다. 4만3087㎡ 규모로 디큐브시티의 지하 1층~지상 41층을 사용한다. 269개 객실을 갖췄고,로비를 41층에 만들어 국내 호텔 중 최상층의 로비를 운영하게 된다.

특2급인 '스탠포드호텔'도 이르면 10월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들어선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특급 비즈니스 호텔로 2005년 국내 법인을 세웠다. 지하 5층~지상 13층 단독 건물을 사용하며 면적은 2만6569㎡다. 객실 수는 251개로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식음료매장,2층에 연회장,3층에 피트니스클럽과 스파를 배치할 예정이다.

김포공항 옆 공항동에도 특2급 호텔이 들어선다. '롯데시티호텔김포'는 1만3094㎡ 규모(객실 200개)로 이르면 올해 말 이곳에 오픈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힐튼 계열 호텔 중 최고급인 콘래드호텔이 '콘래드서울'로 여의도동 서울국제금융센터(SIFC)에서 국내 첫선을 보인다. 비즈니스 미팅이 많은 여의도 특성을 감안해 920㎡의 대형 연회장을 비롯해 세미나실 회의실 등 모임 공간만 2770㎡를 갖추게 된다.

내년 말 완공 목표인 여의도동의 파크원에는 하얏트 계열 '하얏트리젠시' 또는 인터컨티넨탈그룹 계열 '크라운프라자호텔' 중 한 곳(특1급)이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지역 특급호텔은 1914년 웨스틴조선호텔에 이어 그랜드앰배서더서울(1955년) 쉐라톤그랜드워커힐(1963년) 롯데호텔(1973년) 더플라자호텔(1976년) 신라호텔(1979년) 등이 1970년 이후에 집중적으로 들어섰다. 강남역에서 삼성역으로 이어지는 테헤란로 부근,관광객이 많은 명동과 시청,남산 인근을 중심으로 호텔들이 밀집했다. 반면 서부지역 상권은 소비력이 떨어지고 비즈니스 환경이 미흡해 호텔가에선 '방치'되다시피 했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여의도 금융가에 이어 예전 구로공단 · 가리봉 일대가 각각 구로디지털단지 · 가산디지털단지 등 정보기술(IT) 벤처 중심지로 부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산과 구로 인근에 회사 수가 6000개 이상이어서 수요는 충분하다"며 "여의도 안에도 숙박시설은 관광호텔인 렉싱턴호텔과 장기 투숙 호텔인 메리어트이그제큐티브아파트먼트밖에 없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