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매수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같은 개인투자자금인 펀드와 랩 자금의 동향은 엇갈리고 있는 모습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직접 투자자금 순유출 규모는 3조7918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주식형 펀드로부터의 순유출 규모 19조1905억원까지 감안하면 작년 개인투자자금은 철저하게 주식을 외면한 셈이다.

그러나 최근 직접 투자자금의 신규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은 5일 연속 순매수하며 1조5000억원 가까운 돈이 유입되고 있다. 현재 투자자예탁금은 16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고 신용잔고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차하면 주식시장에 유입될 증시 주변 자금이 풍부하게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이후 랩 어카운트 등을 통해 유입된 1조 6천억원 가량의 개인 매수자금은, 최근 집중적으로 출회된 2조원 가량의 프로그램 매물로부터 주가의 상승 기조를 지켜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시중 대기자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나타난 다양한 국내 투자 자금의 증시 유입, 올해 내내 코스피가 상승히는데 있어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주식형 펀드에서는 여전히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 17일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745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달 하루 평균 순유출 규모보다는 감소했지만 4거래일째 자금 유출이 이어졌다.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면서 매물대가 없는 코스피 2100선에 진입했지만 펀드 환매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2007년에 2000시대를 찍은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펀드가 반토막 이상 났던 경험이 여전히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는 2051에서 시작하고 한번도 2050선을 내주지 않았다"며 "코스피 2000선에 안착했다고 할 만하지만 코스피2000 시대에도 펀드 환매는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2000이란 지수대가 펀드 가입에 어떤 심리적인 장벽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2007년 1900 이상의 지수에서 대규모 펀드 가입이 2년반 동안의 손실을 주었던 경험이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막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회귀는 당분간 요원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00에 올라오기까지 코스피가 전고점을 돌파하거나 마디 지수대에 도달할 때마다 펀드에서 자금 유출세가 높아졌었다"며 "이번 2100 돌파시에는 이런 흐름이 아직 관찰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펀드 유입액 기준으로 보면 고점 돌파시마다 나타났던 유입액 감소도 현재 나타나지 않는다"며 "2000포인트와 전고점을 돌파하면서 안도 환매 성격이 약해지고 지수 상승에 투자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