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스폿랩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다.

스폿랩은 목표수익률이 달성되면 조기 청산해 투자자에게 바로 원리금을 상환해주는 증권사 자체 랩 어카운트 상품 중 하나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랩어카운트 관련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랩 상품을 팔 때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는 스폿랩 상품 투자권유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의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은 직접운용 스폿랩의 목표수익률 10%를 한 달 만에 달성하고 조기 상환했고, 신한금융투자도 91일 만에 10%의 수익률을 내고 조기 청산하는 등의 성과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랩 어카운트 상품을 판매하는 다른 증권사들도 속속 수수료 수입이 짭짤한 스폿랩 판매에 적극 가세해 왔다.

다만 스폿랩은 단기간에 수익을 올리기 위해 무리한 단타매매를 하는 등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감독당국도 단기에 자금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기존 고객들이 목표수익률 달성 후 짧은 기간에 재가입을 반복할 경우 증권사들만 과도한 수수료를 챙실 수 있는 문제점에 주목해 왔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스폿랩 판매 중단 근거 규정이 모호해 채권형 랩 어카운트와 같이 안정성을 겸비한 상품까지 목표수익률 제시를 못하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들 앞으로 공문을 보내 랩 상품을 팔 때 특정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는 스폿랩 상품 방식의 투자권유를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고지하고 관련 신설 규정을 철저히 지키라고 요구했다.

새로 시행한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안에는 증권사가 랩 어카운트 상품에 대한 투자권유시 투자자 유형별 일정기간 동안의 가중평균수익률과 최고 최저 수익률을 같이 제시하는 행위 이외의 방법으로 수익률을 제시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한 증권사 랩운용부 관계자는 "개정안에 투자권유 시 제한적인 수익률을 제시하도록 한 취지는 과장된 수익률로 고객들에게 혼선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는 것과는 달라 스폿랩 판매 중단 근거로는 너무 애매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근거가 너무 포괄적이다보니 만기보유가 원칙이어서 편입순간 수익률이 거의 확정되는 채권형 랩 어카운트 상품까지 투자고객에게 수익률을 제시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어 영업현장의 혼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