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100만원을 넘어서며 '황제주' 대열에 합류했다.

19일 오후 2시5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3만원(3.10%) 오른 99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막판 100만원을 터치하며 롯데제과, 태광산업, 아모레퍼시픽에 이어 주가 100만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7일 90만원을 넘어선 이후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신기록에 도전했다. 지난 7일부터 전날까지 약 한 달 반동안 7.56% 뛰어오르며 100만원 돌파가 기정사실화 됐다.

이 같은 주가 강세는 IT(정보기술)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진데다 통신부문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선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세계 3위 D램 업체인 일본 엘피다가 D램 가격 인상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D램 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한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해외 업체들과 경쟁력 차이를 벌여가면서 반도체 시장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입장이 된데다 업황까지 호조를 보이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이란 전망이다. 통신부문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모바일 시대에 애플과 견줄 만큼 확실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낸 사실이 크나큰 호재는 아니여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한 후에도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봤다. 여전히 글로벌 경쟁업체들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부담을 생각하기에는 업황 등 주변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며 "100만원 돌파가 상징적인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결코 부담스러워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삼성전자 PER(주가수익비율)는 13배 정도로 애플과 인텔 등 글로벌 업체에 비해서는 아직도 상승 여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부문에서도 대규모 투자 집행을 통해 주도권을 강화, 전 사업부문의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는 것. 이에 따라 실적이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올해 내내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면서 추가적인 상승 여력을 넓혀갈 것이란 분석이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에서는 PER가 13배에 달한다는 점을 부담스럽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국내 증시가 글로벌 시장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할 것"이라며 "100만원 돌파 이후에도 주가 전망이 여전히 밝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향후 삼성전자의 주가가 1분기에 100만원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할 수도 있겠지만 2분기 전후로 추가적인 재평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은 올해 순자산가치(BPS) 53만원 기준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이 1.9배 이하이기 때문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주가는 적어도 P/B 2.2배인 120만원 이상의 재평가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송 연구원은 보고 있다.

그는 "올 2분기를 전후해 삼성전자의 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고 갤럭시탭의 올해 판매량이 1000만대를 충분히 상회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되는 시기 역시 2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