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주가는 장중 100만원을 넘어섰고 코스피 지수는 2115선을 넘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9일 증시가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증권주만은 우울한 분위기를 보냈다. 이날 코스피 증권업종 지수는 1.31% 하락하면서 최저 수익률을 기록했다. 환호하는 증시 분위기 속에서 증권사들의 주가는 침체됐다.

증권업종에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546어원, 59억원씩 매수우위를 보였지만 기관이 588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하락을 주도했다. 삼성증권이 6% 넘게 하락하면서 내림세를 주도했고 한국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둔 한국금융지주도6% 이상 하락했다. 우리투자증권, 한화증권, SK증권 등도 내림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 HMC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등은 오히려 상승했다.

이 같은 시장의 분위기는 랩어카운트 상품에 대한 규제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랩어카운트 관련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랩 상품을 팔 때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는 스폿랩 상품 투자권유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의 시행에 들어갔다.

때문에 랩 시장의 강자로 군림했던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우리투자증권 등의 주가가 내림세를 탔다. 반면 랩 대신 펀드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에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자산관리종합계좌(CMA)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HMC투자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은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나 삼성증권의 주가 급락은 랩 규제와 맞물려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14일 기준 랩어카운트 전체잔고는 3조6000억원으로 시장점유율 7.8%로 업계 4위다. 하지만 주식형 잔고는 3조1000억원으로 점유율 33%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지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 랩어카운트 상품의 경우 주식형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경쟁사에 비해 높다"며 "랩어카운트 관련 올 1분기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은 약 3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측했다. 이처럼 랩의 수익성이 높다보니 규제에 따른 리스크도 컸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주가 조정이 필요한 시기에 규제가 빌미가 됐다는 해석도 있다. 삼성증권의 주가는 지난 17일 장중 9만9400원까지 올라 10만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사흘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단기간 급등한 주가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던 찰나에 규제이슈가 부각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상대 삼성증권 마케팅전략실 상무는 "너도나도 랩 시장에 진출하다보니 과열이라는 얘기가 최근에 불거졌었다"며 "금융 당국으로서는 적절한 시기에 규제안이 마련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스폿랩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돈을 바로 빼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다음 스폿형으로 이어지곤 했다"며 "자금이 빠져나가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다른 상품으로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도 "랩에 대한 규제가 시장을 크게 위축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투자자문사 일지라도 직접 운용하기 보다는 (우리처럼) 투자포트폴리오를 자문해주는 형태라면 규제의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