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중국펀드 분위기가 심상찮다. 중국 본토펀드는 올 들어 5% 이상 손실을 입었다. 연말 연시 증권사들이 올해 주목할 해외펀드로 일제히 중국펀드를 추천했던 걸 감안하면 실망스런 모습이다. 지난달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이달 지급준비율 상향 조정까지 중국 정부가 긴축의 고삐를 조이면서 증시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19일 열린 '삼성증권 글로벌 투자포럼'과 자본시장연구원의 '2011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2분기부터는 반등세를 탈 것으로 분석하며 조정을 이용한 '비중 확대'를 주문했다.

◆중국 본토펀드 긴축 불똥

19일 펀드평가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본토펀드는 올 들어 5.24%(18일 기준)의 손실을 내고 있다. 중국 H주(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펀드는 2.50% 수익을 올렸지만 국내 주식형펀드(2.93%)에는 못 미치는 성과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11월8일 3159.51까지 오른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날 1.81% 반등했지만 올 들어 2%가량 하락했다. 지난해 6차례 지급준비율을 올린 중국 정부가 지난 14일 또 추가인상을 단행하며 긴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조용찬 중국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춘절을 앞두고 식료품을 비롯해 석탄 값까지 들썩이고 있다"며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6%로 전월(5.1%)보다 낮아졌지만 인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내달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증시 공급 과잉도 부담이다. 올 들어 이미 21개사가 상장됐다. 중국금융연구소는 올해도 지난해 80조원(347개)에 육박하는 규모의 기업공개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기자본비율(BIS) 상향 조정으로 은행들의 유상증자가 대규모로 진행 중인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된다.

◆2분기 이후 반등 기대

긴축 강화에 따라 3월 말까지는 조정기를 겪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보다 불확실성은 줄겠지만 물가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이 추가로 이뤄질 수 있어 증시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수석연구원은 "올해 기업이익이 21% 증가한다고 볼 때 역사적 바닥권인 주가수익비율(PER) 11배를 적용하면 2500선 정도가 저점"이라며 "3월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12차 5개년 계획이 확정되면 투자가 본격화되고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산당 창립 90주년(7월1일)과 신해혁명 100주년(10월10일)을 앞두고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중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화샤기금의 마이클 웬 펀드매니저는 삼성증권 글로벌투자포럼에서 소비가 늘어날 여지가 크다는 점을 들어 중장기 낙관론을 유지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소비 비율은 36%로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낮다"며 "정부가 5년 내에 임금을 2배로 인상시킬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폭발적 소비 증가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조정을 이용해 중국 펀드 투자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조 수석연구원은 "상승세가 가파르진 않겠지만 2분기부터는 반등할 것"이라며 "상하이종합지수는 연말 3500~3600선에 이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망업종은 소비 관련주나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바이오 등이 꼽히고 있다. 웬 매니저는 소비재 업종 내에서도 생활가전과 백화점 럭셔리상품 분야가 특히 유망할 것으로 분석했다.

서정환/박민제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