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19일 100만원을 '터치'했다. 1975년 6월 상장 이후 글로벌 시장을 질주하며 36년 만에 달성한 이정표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삼성 제품과 경영 시스템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준 투자자들에게 감사한다"며 "앞으로 주주 중시 경영을 더욱 확대해 주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또 "주가 상승으로 경영전략이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지만 높아진 시가총액에 걸맞은 경영 시스템 구축과 인재 영입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삼성전자 역대 경영진이 공 · 사석에서 주가 100만원 등극을 강조해온 데다 일부 소액주주들이 요구한 액면 분할까지 미뤄왔던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게 삼성 내부의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47조47억원으로 늘어 국내 증시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37%로 높아졌다. 달러 기준 시가총액은 1322억달러로 이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된 2300여개 글로벌 기업 중 31위,정보기술(IT) 기업 중에서는 6위다.

삼성전자는 이날 2만8000원(2.89%) 오른 99만7000원으로 마감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주가는 전날까지 사흘 연속 오른 데 따른 부담으로 개장 직후 96만6000원까지 밀렸지만 이내 오름세로 방향을 틀었고,마감 직전에는 처음으로 100만원을 찍었다.

모건스탠리 RBS UBS증권 등 외국계 창구로 이날 거래량(61만4698주)의 40%가 넘는 25만여주 매수 주문이 나왔다. 주가 급등에도 외국인들이 연일 매수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의 외국인 비중은 50.61%를 기록하고 있다.

이선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밤 사이 나온 애플의 실적 호조 등으로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수급이 개선되면서 주가 재평가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선물 대량 매수에 힘입어 전날보다 19.21포인트(0.92%) 오른 2115.69로 마감해 4거래일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조일훈/강지연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