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 200대를 구매키로 하는 등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약 450억달러를 웃도는 ‘통큰 쇼핑’을 했다.

백악관은 19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가진 뒤 이 같은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특히 중국이 보잉사로부터 190억달러에 이르는 항공기 200대 구매,중국 기업들이 미 12개 주로부터 자동차 부품,농산물,기계류 및 화학제품 등 250억달러에 이르는 70건의 구매건를 포함한 계약을 맺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이로써 미국 내에 약 23만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요 2개국(G2)회담에서는 양국 간 경제·안보 협력 문제에서부터 글로벌 이슈까지 폭넓게 논의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전 환영식에서 1979년 미 · 중 수교를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을 두 차례 언급하며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30년이 상호 이해의 기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양국이 경쟁하는 가운데 더욱 번영하는 새로운 30년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쟁과 협력 속에 서로 존중하며 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를 구축하자"고 양국 간 경제 · 외교안보 관계 발전방향을 제시한 뒤 중국의 인권 문제를 겨냥해 "인간 존중은 보다 정의로운 사회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후 주석은 이에 대해 "(양국은) 21세기 두 번째 10년이 시작되는 기로에 서 있다"며 "이번 회담으로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열 것"이라고 화답했다. 후 주석은 그러나 양국이 서로의 발전 방식을 상호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해 미 · 중 간 이견 해소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특히 중국의 위안화 절상과 시장 개방,중국의 북한 압박과 인권 문제 등에서는이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폭을 확대하고 시장도 더 개방하라고 압박한 반면 후 주석은 그동안의 입장에서 크게 양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