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스위스 연방정부는 20일 최근 ‘재스민 혁명’으로 축출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튀니지 전 대통령의 자산을 동결키로 했다.또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있는 로랑 그바그보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의 자산도 동결조치했다.이번 자산동결 조치는 아프리카의 두 권력자 본인뿐만 아니라 측근 인사들에게도 적용된다.

미셰린 칼미레이 스위스 대통령 겸 외무장관은 이날 베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벤 알리와 그바그보 본인 및 측근들의 모든 가용 자금을 즉각 동결키로 했다”고 발표했다.스위스의 이번 조치는 불법적으로 취득한 공공 자산을 잘못 사용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스위스 정부의 결정에 따라 스위스 금융기관들은 그바그보와 벤 알리 및 두 사람의 측근들이 불법적으로 취득했을 가능성이 있는 재산을 도피시키는 데 일체의 도움을 제공할 수 없게 됐다.자산동결 조치는 향후 3년 간 유효하다.

칼미레이 대통령은 이어 “스위스 금융기관들이 두 나라 국민들로부터 불법적으로 빼앗은 돈을 은닉하는 장소로 이용되지 않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스위스 정부 측에 따르면 최근 몇달 사이 튀니지 경제 및 금융 산업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벤 알리의 측근들이 스위스를 여행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 튀니지 옛 ‘실세’들의 스위스 방문은 은밀한 금융 거래를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은 스위스에 제트 여객기 한 대와 부동산 값이 가장 비싼 지역인 제네바 중심가에 건물 한 채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다.

벤 알리 전 대통령은 최근 물가와 실업률 폭등에 항의하는 국민들의 시위를 견디다 못해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로 탈출했다.그바그보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경쟁 후보인 알라산 와타라에 패배한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국제사회의 사임 압력에 저항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