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사고항공기 대명사인 러시아제 ‘투폴례프-154(Tu-154)’기가 이란에서 운항금지 조치됐다.빈발한 사고로 제3세계에서도 퇴출될 조짐이다.

러시아 일간 프라브다는 20일 이란 정부가 항공기 안전 등을 이유로 올 2월부터 이란 내에서 ‘Tu-154’기의 운항을 전면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란에선 19대의 ‘Tu-154’기가 운항중이지만 잦은 항공 사고로 운항금지가 결정됐다.이와 함께 “이란 내에서 항공기 조종사가 충분하다”는 이유로 외국인 조종사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사실상 이란내 외국인 조종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 항공기 조종사들의 퇴출도 병행됐다.

이란에선 지난해 1월 ‘Tu-154’기가 기체결함으로 긴급 착륙하면서 4명이 부상했고,2009년 6월 테헤란발 예레반행 ‘Tu-154’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승객 153명과 승무원 15명이 사망한 바 있다.같은 달에 이란 마시하드공항에서 러시아제 ‘IL-62’ 항공기에 화재가 발생해 17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부상하는 등 러시아제 항공기에 대한 이란의 불신이 높아진 상황이다.

‘Tu-154’는 지난달 러시아 서부 시베리아에서도 폭발사고가 발생,3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부상당한 바 있다.러시아 항공교통감독 당국도 “사고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모든 Tu-154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Tu-154’ 기종은 1960년대 처음 생산돼 70년대부터 상업 운항에 들어갔으나 90년대 말 생산이 중단된 노후 기종이다.각종 사고가 잦아 승객들로부터 기피 기종 1호로 통한다.

러시아 국영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는 Tu-154의 안전문제를 고려해 최근 이 기종을 모든 노선에서 퇴출시켰으나 러시아 일부 지역과 중앙아시아의 옛 소련 지역 및 중동과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여전히 주력 여객기로 이용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