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농협이 농업 육성 사업에 7조원을 투입한다. 농산물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 TV홈쇼핑과 프랜차이즈 등 새로운 유통 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2월로 예상되는 농협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계기로 신용(금융)부문과 경제(유통 및 판매)부문을 분리한 뒤 대규모 투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농협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농협은 중앙회 아래 '경제지주'와 '금융지주'를 두는 지주회사 체제로 바뀐다.

◆농업 경제 부문 강화

농협중앙회는 '오는 8월15일 창립 50주년을 맞는 해에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 같은 내용의 경영계획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은 "사업구조 개편이 이뤄지는 것을 계기로 농업인 지원이라는 농협의 기본 역할에 충실하겠다"며 "이를 통해 협동조합의 사업 한계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신 · 경 분리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은 우선 축산농가의 판로 지원을 위해 안심축산물 전문점을 현재 60개에서 연말까지 500개로 늘리기로 했다. 농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채소수급안정사업단'을 만들고 계약재배도 크게 늘린다.

농협은 개별 농 · 축협과 농가 단위의 판매로는 시장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2015년까지 중앙회와의 공동 판매 물량을 2조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농산물 품목별로 광역사업단 20개를 새로 만들 예정이다.

◆구제역 피해 보상 지원

농협은 또 소비자 유통을 확대하기 위해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공급을 늘리고 소매 유통조직 통합에 나서기로 했다. TV홈쇼핑에 진출하고 학교 급식에 참여하는 등 새로운 판매 채널도 확보한다. 우수 농산물을 활용한 프랜차이즈 사업 개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축산 부문에서는 구제역 등 가축 질병에 대한 방역 기능을 강화한다. 가축 분뇨의 해양 배출이 금지되는 2012년 이후를 대비해 자연순환 농법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구제역 피해 농가에는 농 · 축협의 경영안정자금으로 총 7000억원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소비자에게 안전한 축산물을 공급하는 조합 중심의 대규모 축산기업도 육성할 계획이다. 축산물 수입 증가에 대비해 축산물공판장 시설 현대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권역별 도매유통 거점화와 축산물프라자 등 축산물 직거래 시설 확충 등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농업인 신용보증 확대

금융 부문에서는 '안정화 · 차별화 · 선진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아 총 자산 204조원과 당기순이익 9800억원 달성을 올해 사업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수익성 위주로 자산 · 부채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금융권 최초로 전자금고 시스템을 도입해 시중은행과 차별화한 안정성 이미지를 부각시키기로 했다. 농업인 신용보증을 확대하는 동시에 농작물 재해보험의 보장 범위도 넓히기로 했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맞춰 자기자본 확충과 자본의 질 개선에도 나선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