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망 없는 것으로 여겨지던 미국 제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의 고용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제조업 일자리가 13만6000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대기업들이 설비 확장에 나선 결과다. 미국 제조업 분야에서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1997년 이후 처음이다.

산업별로는 줄곧 인력을 줄여왔던 자동차 메이커들이 지난해 전반적으로 고용을 확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주 포드는 앞으로 2년간 7000명의 근로자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풀은 낡은 테네시주 클리블랜드 소재 오븐 부품 생산 공장 인근에 1억2000만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공장 건설로 클리블랜드의 고용이 1500명에서 1630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캐터필러도 1억2000만달러를 투입해 건설 중인 텍사스주 빅토리아의 중장비 생산 공장이 완공되면 500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제조업 분야 고용 확대 현상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WSJ는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올해 제조업 일자리가 33만개(2.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1997년 이후 사라진 600만개의 일자리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지만,고용 창출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제조업은 전체 비농업 부문 일자리의 약 9%를 차지하고 있으며 평균 급여는 시간당 약 22달러다.

토머스 루니윅스 IHS글로벌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극심한 경기침체 이후 제조업이 경기 회복을 주도해왔다"며 올해 제조업의 전체 일자리가 1200만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크 잰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15년까지 제조업 일자리가 연평균 2%의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업과 달리 미 주택 경기는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작년 12월 주택 착공은 전월 대비 4.3% 감소한 52만9000채(연율 환산 기준)를 기록했다. 1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택 시장 회복 전망을 어둡게 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