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백신 개발 바이오회사인 카엘젬백스가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김상재 카엘젬백스 대표(사진)는 20일 "영국에서 임상 종료를 앞두고 있는 췌장암 백신 'GV1001'의 미국 시장 진출 등을 위해 나스닥 상장 추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날 미국 대형 증권사와 나스닥 상장 추진을 위한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바이오회사 가운데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곳은 카엘젬백스가 처음이며,상장 여부에 따라 국내 바이오벤처들에 새로운 자금조달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표는 "비밀유지조항에 따라 주관사 이름과 구체적인 일정은 밝힐 수 없지만 'GV1001'의 임상단계를 감안해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암백신 'GV1001'은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현재 영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오는 8월께 임상이 종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치료제는 지난해 초 세계적 시장 조사기관인 데이터모니터(Datamonitor)로부터 현재 임상 중인 141개 항암백신 중 상용화를 앞둔 13개 후보신약군으로 뽑히기도 했다. 'GV1001'은 현재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하고 있지만 간암 폐암 흑색종 등으로 치료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폐암 간암을 적응증으로 프랑스 스페인 독일 노르웨이 등에서 글로벌 임상 2상을 끝낸 상태다.

김 대표는 "나스닥 상장 추진은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을 위한 글로벌마케팅 차원과 폐암 간암 등 추가 임상을 위한 자금조달 등 두 가지 목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엘젬백스는 영국에서 췌장암 임상이 성공할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위한 임상절차가 생략되거나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영국에서 모집 중인 임상 환자 수가 알려지고,임상 조기종료 소문이 돌면서 최근 해외 증권사 몇 곳에서 해외증시 상장을 제의해왔다"고 전했다.

카엘젬백스는 코스닥시장의 상장기업인 화학필름 제조업체 젬백스앤카엘의 100% 자회사다. 젬백스앤카엘은 2008년 'GV1001'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노르웨이의 바이오기업 젬백스(GEMVAX)를 1000만달러에 인수,카엘젬백스를 설립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