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제와 답은 현장에 있다. "

박근희 삼성생명 보험부문 사장이 지난해 12월3일 취임한 이후 현장 경영으로 보험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보험 계약자만 800만명이 넘는 삼성생명은 자산규모 140조원에 육박하는 국내 생명보험업계 1위 회사다. 이런 회사 수장이 이틀 간격으로 일선 현장을 찾은 건 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보험업계의 평가다.

박 사장이 취임 후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은 전남 목포.중국삼성 사장으로 하던 업무를 마무리지은 뒤 처음 출근하자마자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최남단'에 있는 목포지역단을 지난해 12월 27일 찾았다. 이후 경남 진주지역단(12월28일),서울 콜센터(1월5일),수원지역단(6일),의정부지역단(10일),경북북부지역단(11일),서울법인지역단(13일)을 잇따라 방문했다.

박 사장은 지역단을 찾을 때마다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라.현장에 다가가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다. 고객의 소리를 들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와이셔츠 차림으로 화이트보드에 현장의 중요성을 적어가며 "시장과 고객이 초단위로 변하고 있는 만큼 일선 현장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사장은 현장에서 일하는 임직원과 보험설계사의 사기를 높이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악수할 때마다 안부를 묻고,간담회 자리에서는 보험설계사들의 건의를 적극 수용하는 편이다. 일례로 목포지역단을 방문했을 당시 해남지역에 보험금 지급창구와 신입 보험설계사 교육장소가 없어 불편하다는 얘기를 듣자 그 자리에서 해결했다.

현장 경영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도 뜨겁다.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고 간담회에서 평소 생각했던 의견을 격의없이 말하고 있다.

박 사장은 "책상머리에 앉아서 일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고객은 책상 앞에 없기 때문"이라며 "최고경영자(CEO)부터 직원까지 완벽한 소통이 영업 활동에서 이뤄져야 현장 전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1주일에 두 차례 이상 지속적으로 현장을 찾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충북 청원 출신으로 청주대 상학과를 졸업한 뒤 1978년 삼성전관(현 삼성SDI)에 입사했다. 경영분석과 관리 · 재무 부문 전문가로 삼성전관 경영기획실장,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장,삼성카드 사장을 거쳐 2005년부터 중국삼성 사장을 맡아 현장 경영으로 휴대폰,LED TV 등이 중국에서 1위에 오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