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中 정상회담] 오바마 "위안화 절상 필요"…후진타오 "美 재정적자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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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분야
거리 못좁힌 환율문제
거리 못좁힌 환율문제
미 · 중 정상회담 공동성명문에는 환율 이슈가 두루뭉술하게 추상적으로 표현됐다. 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강력하게 촉구한 위안화 절상을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절묘하게 회피했다는 증거다. 그 방패로는 중국의 450억달러 구매 계약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동성명은 "중국이 위안화 환율 시스템을 개혁하고 탄력성을 높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으며 추가 절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후 주석에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위안화 절상이 중국의 내수를 성장시키고 물가를 관리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누차 강조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합의'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저평가시키기 위해 강력한 시장개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의 시장개입 규모가 2000억달러에 달했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후 주석이 시장 지향적인 환율시스템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시사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만큼 그 속도가 빠르지 않다"고 재차 압박했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회담 때에도 수세적으로 이 문제를 피해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자회견에서도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공동성명의 또 다른 내용이다. 미국이 중장기적으로 재정적자를 축소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명시한 부분이다. (달러) 환율의 과도한 변동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도 성명은 덧붙였다. 미국 측이 끈질기게 위안화 추가 절상을 요구했으나 중국 측은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문제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차 양적완화 이슈를 꺼내 방어했음을 시사하는 문구다.
양국 간 신경전 속에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사상 최저 행진을 이어갔다. 인민은행은 20일 기준환율이 전날보다 0.0002위안 하락(위안화 가치 상승)한 달러당 6.5883위안이라고 발표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13일 사상 처음 달러당 6.5위안대로 올라선 후 다섯 번째로 최고 기록(1994년 환율제도 변경 이후 기준)을 갈아치웠다.
시장에서는 중국 수출기업들의 반발 등을 고려할 때 중국 정부가 절상을 계속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절상폭은 5%가량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6월 이후 3.6% 정도 올랐다.
최근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양국 간 약 4%포인트인 물가상승률 차이를 감안,당장 필요한 위안화 절상폭이 연 10%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중국 정부가 2006~2008년 20% 정도의 위안화 가치 상승을 용인한 점과 비교하면서 "이 정도면 아주 상당한 절상"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공동성명은 "중국이 위안화 환율 시스템을 개혁하고 탄력성을 높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으며 추가 절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후 주석에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위안화 절상이 중국의 내수를 성장시키고 물가를 관리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누차 강조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합의'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저평가시키기 위해 강력한 시장개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의 시장개입 규모가 2000억달러에 달했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후 주석이 시장 지향적인 환율시스템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시사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만큼 그 속도가 빠르지 않다"고 재차 압박했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회담 때에도 수세적으로 이 문제를 피해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자회견에서도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공동성명의 또 다른 내용이다. 미국이 중장기적으로 재정적자를 축소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명시한 부분이다. (달러) 환율의 과도한 변동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도 성명은 덧붙였다. 미국 측이 끈질기게 위안화 추가 절상을 요구했으나 중국 측은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문제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차 양적완화 이슈를 꺼내 방어했음을 시사하는 문구다.
양국 간 신경전 속에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사상 최저 행진을 이어갔다. 인민은행은 20일 기준환율이 전날보다 0.0002위안 하락(위안화 가치 상승)한 달러당 6.5883위안이라고 발표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13일 사상 처음 달러당 6.5위안대로 올라선 후 다섯 번째로 최고 기록(1994년 환율제도 변경 이후 기준)을 갈아치웠다.
시장에서는 중국 수출기업들의 반발 등을 고려할 때 중국 정부가 절상을 계속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절상폭은 5%가량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6월 이후 3.6% 정도 올랐다.
최근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양국 간 약 4%포인트인 물가상승률 차이를 감안,당장 필요한 위안화 절상폭이 연 10%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중국 정부가 2006~2008년 20% 정도의 위안화 가치 상승을 용인한 점과 비교하면서 "이 정도면 아주 상당한 절상"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