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이후 어느 저축은행과 거래해야 안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예금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중앙회는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수익을 내면서도 향후 경영의 지속 가능성이 있는 저축은행과 거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른바 건전성(BIS 자기자본비율,고정이하여신비율,후순위채 규모),수익성,튼튼한 대주주 등의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88기준과 후순위채 봐야

돈 맡겨도 안전한 저축銀?…5가지 챙겨라
금융당국은 삼화저축은행 사태 이전부터 우량 저축은행의 잣대로 '88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88기준'이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8% 이상,고정이하여신비율 8% 이하를 지칭한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위험자산에 비해 자기자본이 어느정도나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다.

작년 9월 말 현재 BIS 자기자본비율은 한국투자저축은행이 17.9%로 1조원 이상 규모의 중 · 대형저축은행 중 가장 높았다. 이 외 두 자릿수의 BIS비율을 보인 저축은행은 경기(12.0%) 현대스위스2(11.2%) 동부(11.0%) 진흥(10.7%) 푸른(10.6%) 경기솔로몬(12.3%) 등이다. 시장에선 작년 9월 말 경영실적이 6월 말보다 더 신뢰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들은 보다 엄격해진 금융당국의 기준에 따라 새로운 BIS비율을 작년 6월 말 실적이 아닌 9월 말 실적부터 적용해왔기 때문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향후 부실화할 수 있는 대출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 비율이 낮을수록 건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이 비율이 가장 낮은 저축은행은 동부저축은행(2.0%)이었다. 경기솔로몬(4.0%) 한국투자(4.3%) 진흥(5.8%) 경기(5.4%) 제일(6.5%) 현대스위스2(6.7%) 등도 금융당국 기준(8%)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었다.

후순위채는 많이 발행해 놓은 저축은행일수록 향후 만기가 되면 상환 부담이 커진다. 특히 저축은행 후순위채의 금리가 연 7~8%에 이르는 만큼 이자부담도 만만치 않다.

◆수익성과 대주주도 살펴야

수익성면에선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상당수 저축은행들이 적자를 기록했지만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151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돋보였다. HK(93억원) 현대스위스2(81억원) 토마토(53억원) 등도 순이익을 냈다.

저축은행 업계의 수익성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저축은행중앙회는 밝혔다. 주용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작년 6월 말 적자였던 저축은행의 70% 수준이 작년 말 현재 흑자로 돌아섰다"며 "금융당국과 경영개선협약(MOU)을 맺은 61개 저축은행들도 유가증권 수익이 큰 업체를 중심으로 상당수 조기졸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주주가 탄탄한 경우엔 지속적인 경영과 영업이 가능하고 위기 시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투자(한국금융지주) 동부(동부금융그룹) 등의 저축은행을 비롯해 SC스탠다드(SC금융지주) 예가람(흥국화재 계열) 등의 저축은행도 대주주가 금융그룹이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