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20일 의회를 찾은 후 주석과 양당 지도부의 비공개 면담을 마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후 주석을 맞은 분위기는 백악관의 환대와는 딴판이었다. 북한 압박을 비롯해 중국의 인권 실태와 중국 내 기업관행 등을 놓고 의원들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하원 외교위원장은 중국의 인권 상황과 환율 조작 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의 사본을 후 주석에게 전달했다.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통상 문제와 중국의 위안화 문제 등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후 주석의 미국 방문 전에 후 주석을 '독재자'라고 표현했다. 하원의장을 지낸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의 노벨상 시상식 참석을 중국 정부가 막은 것에 대해 비난했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또 중국 정부가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케리 외교위원장을 포함한 미 상원 의원들도 후 주석과 별도의 비공개 면담을 갖고 중국의 위안화 문제 등에 관한 미 의회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 주석은 의회 면담이 끝난 뒤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로 갔다. 시카고는 미 중서부 경제의 중심지여서 정치 · 경제적인 의미가 있다. 후 주석은 리처드 데일리 시카고시장이 주최한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에는 더글러스 오버헬먼 캐터필러 최고경영자(CEO) 등 500~600명의 미 기업계 인사들이 초청됐다.
시카고 ABC는 "후 주석이 지난 19일 미국과 450억달러에 달하는 무역 및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 가운데 가장 큰 합의는 보잉사에서 올해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여객기 200대를 수입키로 한 190억달러 규모의 계약"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대두협회 관계자는 "세계 콩 수입량 1위인 중국과 수출 확대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시카고에 머무르는 이틀 동안 이 지역의 중국 기업들을 돌아보고 현지 재계 인사들과 자리를 함께할 예정이다. 또 미국 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인 중국문화언어교육센터 '공자학원'이 마련된 고교도 방문한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