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전철 한 달…닭갈비집 150곳 신장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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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로 '북적'…춘천 가보니
이용객 5배 급증 하루 5만5000명
닭갈비ㆍ막국수 매출 30~50% ↑
춘천, 사실상 수도권으로 변모
이용객 5배 급증 하루 5만5000명
닭갈비ㆍ막국수 매출 30~50% ↑
춘천, 사실상 수도권으로 변모
21일 오후 강원도 춘천의 명물인 '명동닭갈비'골목.20여개 닭갈비 음식점에 손님들이 가득 찬 가운데 골목 초입에 있는 '우미닭갈비'집으로 중학생 30여명이 들어섰다. 이날 오전 상봉역을 출발한 서울 창동의 노곡중학교 2학년 4반 학생들이었다. 김수민 담임교사는 "겨울방학 중 중간소집일을 맞아 전철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춘천의 닭갈비가 떠올라 아이들과 상의한 끝에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서울과 춘천을 잇는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 한 달째를 맞아 춘천이 급증하는 수도권 관광객들로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구제역 여파와 관광 비수기인 겨울인데도 춘천 방문객이 크게 늘고 있는 것.서울~춘천 간 소요시간을 기존 1시간50분대에서 1시간으로 절반 가까이 단축,춘천을 사실상의 수도권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경춘선 전철 개통 후 이날까지 한 달간 하루 평균 5만5000여명이 전철을 이용했다. 복선전철 개통 전 무궁화호 열차가 다니던 때의 하루 이용객 1만1000여명에 비해 무려 5배로 늘었다. 관광 수요 증가에다 출 · 퇴근 수요까지 덩달아 증가한 결과다.
조완형 춘천시 관광과장은 "남이섬,소양강댐,구곡폭포,청평사 등 4개 주요 관광지에는 이전보다 관광객이 30%가량 늘었다"며 "하루 평균 2만여명의 관광객이 춘천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닭갈비 축제 당시 춘천을 찾은 관광객이 1인당 13만원 안팎(숙박비 포함)을 쓰고 간 것을 참고하면 한 달간 최대 780억원가량의 경제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춘천시는 분석하고 있다.
춘천 시내 음식점들의 매출도 복선전철 개통 전에 비해 닭갈비 집은 평균 40~50%,막국수집은 30~40% 안팎 늘었다. 홍문식 청산닭갈비 대표(57)는 "전철 개통 후 춘천역이 새로 생기면서 닭갈비 골목까지 걸어서 10분이면 올 수 있다보니 매출이 50%나 뛰었다"고 말했다.
남춘천역 등 역세권을 중심으로 닭갈비 음식점을 새로 개업하거나 막국수집으로 업종을 바꾸는 업소도 늘고 있다. 남춘천역 근처 온의동 닭갈비골목에서는 이날 5~6개 업체가 개업 준비 현수막을 걸어 놓고 내부 수리에 한창이었다.
노석호 우미닭갈비 대표는 "한 달 만에 춘천 전체에 닭갈비 집만 150여곳이 새로 생겨나는 등 업소 간 손님 모시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남춘천역 앞에서 제사 음식 전문점을 운영하다 닭갈비로 업종을 변경한 김향숙 춘천닭갈비 사장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전철을 타고 오는 관광객들이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해 닭갈비집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여행객들은 개통 전 1인분에 7000원 정도였던 닭갈비가 최근에는 1만원으로 비싸졌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춘천시는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연계교통망 확충 등 관광서비스 제고에 나섰다. 당장 다음 달 1일부터는 서울 등 수도권과 춘천에서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통합교통카드시스템이 구축된다. 시는 통합교통카드로 닭갈비 · 막국수 업소 할인,소양강댐과 중도 관광객 선박료 할인 등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오는 28일부터는 전철역에서 동면 옥광산,신북읍 온천 등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순환버스도 매일 18회씩 운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춘천=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