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구중궁궐'에 갇혀 소통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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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뉴스메이커…김문수 경기도지사
南北 대화채널 막혀있어…전쟁 중이라도 열려 있어야
무상급식 난 1년반 싸웠는데, 吳시장 반년 만에 이슈화 성공
朴 前대표에 대해 묻자 "前 대통령 딸에 인기 많은 분"
南北 대화채널 막혀있어…전쟁 중이라도 열려 있어야
무상급식 난 1년반 싸웠는데, 吳시장 반년 만에 이슈화 성공
朴 前대표에 대해 묻자 "前 대통령 딸에 인기 많은 분"
김문수 경기도지사(60)가 민감한 질문에 답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정공법으로 객관적인 현상을 얘기하거나 반문(反問)하는 것이다. 애매모호한 답으로 피하는 법은 없다.
지난주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김 지사를 만났다. 그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자 한나라당 전 대표로서 인기가 많은 분"이라고 짧게 답했다.
과거 노동운동가,민중당 출신으로 보수정당 대선주자군에 올라선 그는 일각의 '좌파 콤플렉스'지적에 대해 "그게 어떻게 단점이 된다는 거죠?"라며 정색을 하고 반문했다. 그는 당 · 청의 불통 원인에 대해 "대통령이 구중궁궐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불거진 당 · 청 갈등처럼 현 정권의 소통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잘하는 것 아닌가. 다만 청와대의 물리적인 구조가 문제다. 비서관들은 비서실장과 대통령을 만나러 차로 이동해야 한다. 구중궁궐 아닌가. 저런 구조에선 사람을 만날 수가 없다. 사람을 호흡할 수 없다. 난 경호가 과하다고 본다. 그런데 못 고친다. "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고 한나라당에서 대표를 지냈다. 인기도 많은 훌륭한 분이다. "
▼그것뿐인가.
"제일 좋은 것만 꼽으면 되지 남 나쁜 것만 꼽아서 뭐하나. "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제안했다.
"무상급식은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에서 어떤 복지를 원하느냐에 대한 욕구실태조사에 따라 내놓은 방안이 아니다. 일종의 정치적 이슈다. 재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무상급식을 하더라도 질이 조금씩 떨어질 거다. 조금 있으면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강당건설,화장실 수리,방과후 학습 등 더 급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대두될 것이다. 무상급식보다는 보육이 더 급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0~1세 사이의 영아를 둔 맞벌이 가정의 보육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
▼그래도 오 시장은 무상급식 이슈로 정체성을 확실히 드러내 성공했다는 평가가 많은데.
"그런 점에선 오 시장(의 노력)이 성공적이다. 일단 주목을 끌었다. 나는 무상급식을 두고 우리 의회와 1년반을 싸워 결판을 냈다. (김 지사는 경기도의회와 협상을 벌여 '친환경 학교급식' 예산을 58억원에서 400억으로 대폭 늘려줬다. 사실상 무상급식의 길을 터준 셈이라는 평가다)오 시장은 6개월 만에 일거에 대표주자가 됐다. "
▼대선 출마 결심은.
"출마할 때 해야지.결심도 안했는데.내 나이가 박 전 대표와 동갑이다. 정몽준 전 대표는 지난번에 한번 나왔잖아요. 나는 한번도 안 나왔다. "
▼대권 주자가 되기엔 과거 노동운동을 한 이력이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있다.
"노동운동을 한 것이 어떻게 단점이 된다는 거죠.'저것이 또 좌파로 가지않겠나'라고 생각한다는 건가. 그럴 수도 있겠네.반면에 좌파도 잘 아울러서 경기도에서 무상급식 문제를 해결하듯이 사안들을 풀어갈 수도 있다. 우리(경기도청)도 노조가 있지만 갈등 없다. 왜 여의도에서는 (이런 성과를) 안 쳐주나. 다른 사람들은 쳐주는데.박수라도 쳐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웃음)"
▼차기 대선의 화두는.
"통일이다. 통일되면 경제가 확 달라질 것이다. 북한 산천에 개발할 곳이 얼마나 많나. 대륙으로 더 쉽게 진출할 수도 있다. 중국의 동북3성도 한반도 통일로 인해 굉장히 발달한 지역이 될 것이다. "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대북 정책은 정치 · 군사적 대응과 인도적 지원을 분리하는'투트랙 전략'으로 가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정권의 햇볕정책으로 느슨해진 국방 · 안보 의식을 바로잡은 점이 있다. 반면 대화와 협력채널은 막혔다. 전쟁 중이라도 대화채널은 열려 있어야 한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이 서로를 향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겨누고 있는 와중에서도 물밑대화는 있었다. "
▼대통령의 성공조건은.
"애국심이다. 애국심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에서 시작한다. "
▼개헌에 대한 생각은.
"지금 헌법은 1972년 유신헌법을 민주화 운동을 통해 1987년 쟁취해 낸 것이다. 나도 그 과정에서 투쟁하다 2년6개월간 투옥됐다. 꼭 이 헌법 때문에 뭐가 안된다고 말할 것은 없다. 우리가 헌법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한다. "
▼국회에 있을 때와 달라진 점은.
"국회는 합의제니까 친구들과 어울려 무리를 이루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국회에선 과반을 넘지 않는 의견은 의견이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권한이 국회의원에 비해 적지만 혼자 책임을 다 진다. "
▼경기지사로서 이룬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정부가 지난 19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 추진이 포함된 국가기간교통망계획 제2차 수정계획을 확정 · 고시했다. GTX는 수도권 교통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될 것이다. "
▼젊은 시절과 비교해 체형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7330을 꾸준히 실천한다. 일주일에 세 번씩 30분 이상 뛴다. 식단도 야채 위주다. 쌈밥을 특히 좋아한다. "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지난주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김 지사를 만났다. 그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자 한나라당 전 대표로서 인기가 많은 분"이라고 짧게 답했다.
과거 노동운동가,민중당 출신으로 보수정당 대선주자군에 올라선 그는 일각의 '좌파 콤플렉스'지적에 대해 "그게 어떻게 단점이 된다는 거죠?"라며 정색을 하고 반문했다. 그는 당 · 청의 불통 원인에 대해 "대통령이 구중궁궐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불거진 당 · 청 갈등처럼 현 정권의 소통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잘하는 것 아닌가. 다만 청와대의 물리적인 구조가 문제다. 비서관들은 비서실장과 대통령을 만나러 차로 이동해야 한다. 구중궁궐 아닌가. 저런 구조에선 사람을 만날 수가 없다. 사람을 호흡할 수 없다. 난 경호가 과하다고 본다. 그런데 못 고친다. "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고 한나라당에서 대표를 지냈다. 인기도 많은 훌륭한 분이다. "
▼그것뿐인가.
"제일 좋은 것만 꼽으면 되지 남 나쁜 것만 꼽아서 뭐하나. "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제안했다.
"무상급식은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에서 어떤 복지를 원하느냐에 대한 욕구실태조사에 따라 내놓은 방안이 아니다. 일종의 정치적 이슈다. 재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무상급식을 하더라도 질이 조금씩 떨어질 거다. 조금 있으면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강당건설,화장실 수리,방과후 학습 등 더 급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대두될 것이다. 무상급식보다는 보육이 더 급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0~1세 사이의 영아를 둔 맞벌이 가정의 보육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
▼그래도 오 시장은 무상급식 이슈로 정체성을 확실히 드러내 성공했다는 평가가 많은데.
"그런 점에선 오 시장(의 노력)이 성공적이다. 일단 주목을 끌었다. 나는 무상급식을 두고 우리 의회와 1년반을 싸워 결판을 냈다. (김 지사는 경기도의회와 협상을 벌여 '친환경 학교급식' 예산을 58억원에서 400억으로 대폭 늘려줬다. 사실상 무상급식의 길을 터준 셈이라는 평가다)오 시장은 6개월 만에 일거에 대표주자가 됐다. "
▼대선 출마 결심은.
"출마할 때 해야지.결심도 안했는데.내 나이가 박 전 대표와 동갑이다. 정몽준 전 대표는 지난번에 한번 나왔잖아요. 나는 한번도 안 나왔다. "
▼대권 주자가 되기엔 과거 노동운동을 한 이력이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있다.
"노동운동을 한 것이 어떻게 단점이 된다는 거죠.'저것이 또 좌파로 가지않겠나'라고 생각한다는 건가. 그럴 수도 있겠네.반면에 좌파도 잘 아울러서 경기도에서 무상급식 문제를 해결하듯이 사안들을 풀어갈 수도 있다. 우리(경기도청)도 노조가 있지만 갈등 없다. 왜 여의도에서는 (이런 성과를) 안 쳐주나. 다른 사람들은 쳐주는데.박수라도 쳐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웃음)"
▼차기 대선의 화두는.
"통일이다. 통일되면 경제가 확 달라질 것이다. 북한 산천에 개발할 곳이 얼마나 많나. 대륙으로 더 쉽게 진출할 수도 있다. 중국의 동북3성도 한반도 통일로 인해 굉장히 발달한 지역이 될 것이다. "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대북 정책은 정치 · 군사적 대응과 인도적 지원을 분리하는'투트랙 전략'으로 가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정권의 햇볕정책으로 느슨해진 국방 · 안보 의식을 바로잡은 점이 있다. 반면 대화와 협력채널은 막혔다. 전쟁 중이라도 대화채널은 열려 있어야 한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이 서로를 향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겨누고 있는 와중에서도 물밑대화는 있었다. "
▼대통령의 성공조건은.
"애국심이다. 애국심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에서 시작한다. "
▼개헌에 대한 생각은.
"지금 헌법은 1972년 유신헌법을 민주화 운동을 통해 1987년 쟁취해 낸 것이다. 나도 그 과정에서 투쟁하다 2년6개월간 투옥됐다. 꼭 이 헌법 때문에 뭐가 안된다고 말할 것은 없다. 우리가 헌법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한다. "
▼국회에 있을 때와 달라진 점은.
"국회는 합의제니까 친구들과 어울려 무리를 이루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국회에선 과반을 넘지 않는 의견은 의견이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권한이 국회의원에 비해 적지만 혼자 책임을 다 진다. "
▼경기지사로서 이룬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정부가 지난 19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 추진이 포함된 국가기간교통망계획 제2차 수정계획을 확정 · 고시했다. GTX는 수도권 교통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될 것이다. "
▼젊은 시절과 비교해 체형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7330을 꾸준히 실천한다. 일주일에 세 번씩 30분 이상 뛴다. 식단도 야채 위주다. 쌈밥을 특히 좋아한다. "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