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에너지 진단 컨설팅
'처방전'은 이랬다. 단무지 살균을 위해 보일러로 데운 물(응축수)을 그냥 버리지 말고 재활용하라는 것.한번 뜨거워진 물은 살균 과정에서 열을 빼앗긴 뒤에도 섭씨 40도가 넘는 만큼 10도 안팎인 수돗물을 새로 데울 때보다 가스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마트 직원들은 보일러 시스템을 바꾸는 데 600만원이 들지만,이를 통해 절감할 수 있는 가스비만 매년 800만원이란 '손익계산서'도 첨부해줬다. 일미농수산 관계자는 "누수되는 에너지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짐작은 했지만 컨설팅 비용이 2500만원에 달하는 탓에 외부 진단을 받을 엄두를 못 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의 협력업체 지원방식이 한층 똑똑해지고 있다. 현금결제 확대,긴급 자금대여 등의 단편적인 지원을 넘어 각종 컨설팅을 통해 협력업체들의 '기초체력'을 키워주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는 2008년부터 주요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에너지 진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그동안 에너지진단을 받은 70여개 협력업체들이 절감한 에너지 비용이 5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의 호응이 좋은 만큼 올해는 30여개사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2001년 설립한 상품품질관리센터와 기술매니저(TM) 제도를 통해 협력회사들의 제조 과정을 진단해주고 있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선 전 세계 14개국에 진출한 모기업 테스코 매장에서도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자체상표(PB) 개발 직원과 품질관리 직원을 협력업체에 파견해 공장 시설 개선에서부터 판로 확보,브랜드 홍보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컨설팅'을 해준다. 지난해 장류 제조업체인 참고을은 PB상품으로 채택돼 매출이 15%가량 늘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