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60억 청약…지방서도 '공모주契'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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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공모株 시장
기업분석 정통한 고수 참여…1인당 3억~5억원씩 투자
단기간 투자금 회수 기대…중소형株에도 관심 높아
기업분석 정통한 고수 참여…1인당 3억~5억원씩 투자
단기간 투자금 회수 기대…중소형株에도 관심 높아
"이걸로 전부 청약해 주시오."
스마트폰 부품 및 주변기기 생산업체 블루콤의 청약 마감일인 지난 18일 우리투자증권 서울 명동지점.60대 초반의 투자자가 5억~6억원씩 들어있는 증권계좌 10여개를 들고 나타났다. 이 투자자는 "만기가 돌아온 은행 예금을 찾은 돈인데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고민하다 공모주에 넣기로 했다"며 계좌에 들어있는 약 60억원을 모두 블루콤에 청약했다.
올 들어 공모주마다 수조원씩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증권사 지점에선 청약 한도를 꽉 채운 계좌를 여러개 들고와 수십억원을 청약하는 '큰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올 들어 공모주 청약을 받은 7개 종목(중국고섬 제외)에 청약증거금으로 총 7조6962억원이 몰렸다. 종목당 평균 1조994억원이 청약한 것이다.
◆공모주 투자계(契) 확산
증권사 일선 지점장들은 "그동안 공모주 투자를 거들떠보지 않던 고액 자산가들 가운데 새로 뛰어드는 사람이 늘어난 게 올해 특징"이라고 전했다. 새로 공모주 투자에 나선 큰손들은 먼저 사모형 공모주펀드에 투자하거나 투자계(契)를 결성해 도움을 받고 있다.
강우신 기업은행 강남 PB(프라이빗뱅킹)센터장은 "상반기 공모 예정 기업에 투자하는 사모형 공모주펀드를 최근 이틀간 판매했는데 130억원이 몰려 순식간에 마감됐다"며 "공모주 투자 경험이 없는 고객들이 주변에서 '돈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투자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지방에서는 계를 결성해 1인당 수억원씩 모아 공모주를 청약하는 투자자들도 등장했다. 공모주 투자계는 서울 강남 아줌마들 사이에서 일반화된 것인데,최근 지방으로 확산된 것이다. 정진영 현대증권 천안지점장은 "천안에도 기업분석에 정통한 '선수'들이 포함된 투자계가 등장했다"며 "1인당 투자 규모도 작년에는 수천만원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3억~5억원으로 거의 10배로 늘었다"고 전했다.
◆중소형주 공모도 대박행진
지난해 12월 청약에 나선 9개사의 평균 증거금은 이달 공모주의 절반 수준인 5859억원이었다. 1조원 이상의 청약증거금이 몰린 종목은 대정화금(1조4768억원)과 대구도시가스(1조4449억원) 등 2개뿐이었다.
반면 올해는 청약 미달된 중국고섬을 제외한 7개 종목 중 다나와(1조3535억원) 블루콤(2조926억원) 엘비세미콘(1조1444억원) 제이엔케이히터(1조6900억원)는 1조원 이상,씨그널정보통신은 8482억원이 몰렸다. 모두 코스닥에 상장될 중소형주다.
이상수 신한은행 서초PB센터장은 "작년만 해도 고객들이 공모시장에서 중소형주는 안중에 없었다"면서 "올 들어 '주식시장이 곧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해 단기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중소형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유명 인사와 연관된 종목이 공모시장에 나온 것도 청약열기가 달궈진 이유다. 증권업계는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이 지분 20%를 보유했다 최근 매각한 블루콤과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자 구본천씨가 투자한 엘비세미콘에 1조~2조원씩 증거금이 몰린 것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남진우 신영증권 압구정지점장은 "작년 말 청약을 받은 두산엔진이 공모가가 다소 비싸다는 평가에도 연초 상장 직후 높은 수익률을 올리자 시장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전했다.
정 지점장은 "요즘 큰손 투자자들은 증권사에서 나오는 분석리포트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공모가가 싼지 비싼지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온다"며 "막연히 '공모주에 투자하면 몇%는 먹겠지'하고 들어오는 투자자는 없다"고 설명했다.
송종현/김유미/강현우 기자 scream@hankyung.com
스마트폰 부품 및 주변기기 생산업체 블루콤의 청약 마감일인 지난 18일 우리투자증권 서울 명동지점.60대 초반의 투자자가 5억~6억원씩 들어있는 증권계좌 10여개를 들고 나타났다. 이 투자자는 "만기가 돌아온 은행 예금을 찾은 돈인데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고민하다 공모주에 넣기로 했다"며 계좌에 들어있는 약 60억원을 모두 블루콤에 청약했다.
올 들어 공모주마다 수조원씩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증권사 지점에선 청약 한도를 꽉 채운 계좌를 여러개 들고와 수십억원을 청약하는 '큰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올 들어 공모주 청약을 받은 7개 종목(중국고섬 제외)에 청약증거금으로 총 7조6962억원이 몰렸다. 종목당 평균 1조994억원이 청약한 것이다.
◆공모주 투자계(契) 확산
증권사 일선 지점장들은 "그동안 공모주 투자를 거들떠보지 않던 고액 자산가들 가운데 새로 뛰어드는 사람이 늘어난 게 올해 특징"이라고 전했다. 새로 공모주 투자에 나선 큰손들은 먼저 사모형 공모주펀드에 투자하거나 투자계(契)를 결성해 도움을 받고 있다.
강우신 기업은행 강남 PB(프라이빗뱅킹)센터장은 "상반기 공모 예정 기업에 투자하는 사모형 공모주펀드를 최근 이틀간 판매했는데 130억원이 몰려 순식간에 마감됐다"며 "공모주 투자 경험이 없는 고객들이 주변에서 '돈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투자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지방에서는 계를 결성해 1인당 수억원씩 모아 공모주를 청약하는 투자자들도 등장했다. 공모주 투자계는 서울 강남 아줌마들 사이에서 일반화된 것인데,최근 지방으로 확산된 것이다. 정진영 현대증권 천안지점장은 "천안에도 기업분석에 정통한 '선수'들이 포함된 투자계가 등장했다"며 "1인당 투자 규모도 작년에는 수천만원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3억~5억원으로 거의 10배로 늘었다"고 전했다.
◆중소형주 공모도 대박행진
지난해 12월 청약에 나선 9개사의 평균 증거금은 이달 공모주의 절반 수준인 5859억원이었다. 1조원 이상의 청약증거금이 몰린 종목은 대정화금(1조4768억원)과 대구도시가스(1조4449억원) 등 2개뿐이었다.
반면 올해는 청약 미달된 중국고섬을 제외한 7개 종목 중 다나와(1조3535억원) 블루콤(2조926억원) 엘비세미콘(1조1444억원) 제이엔케이히터(1조6900억원)는 1조원 이상,씨그널정보통신은 8482억원이 몰렸다. 모두 코스닥에 상장될 중소형주다.
이상수 신한은행 서초PB센터장은 "작년만 해도 고객들이 공모시장에서 중소형주는 안중에 없었다"면서 "올 들어 '주식시장이 곧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해 단기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중소형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유명 인사와 연관된 종목이 공모시장에 나온 것도 청약열기가 달궈진 이유다. 증권업계는 윤종용 삼성전자 고문이 지분 20%를 보유했다 최근 매각한 블루콤과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자 구본천씨가 투자한 엘비세미콘에 1조~2조원씩 증거금이 몰린 것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남진우 신영증권 압구정지점장은 "작년 말 청약을 받은 두산엔진이 공모가가 다소 비싸다는 평가에도 연초 상장 직후 높은 수익률을 올리자 시장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전했다.
정 지점장은 "요즘 큰손 투자자들은 증권사에서 나오는 분석리포트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공모가가 싼지 비싼지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온다"며 "막연히 '공모주에 투자하면 몇%는 먹겠지'하고 들어오는 투자자는 없다"고 설명했다.
송종현/김유미/강현우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