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타계한 소설가 고(故) 박완서씨에 대한 추모 열기가 온 · 오프라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 이상 그의 신작을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에 서점을 다시 찾는 독자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인터넷에도 애도 물결이 확산되고 있다.

교보문고는 지난 주말 독자들의 문의가 쏟아지자 전국 16개 매장에 박완서 특별전 코너를 설치했다. 홈페이지에서도 유작을 쉽게 검색하고 추모 글을 남길 수 있게 했다.

온 ·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고인의 서적 판매도 급증했다. 작년 7월 고인이 마지막으로 출간한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비롯해 24명의 문인 및 각계 인사가 함께 쓴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2010년) 등 최근작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24일 교보문고 관계자는 "지난 주말 판매량은 전 주보다 3.6배나 급증했다"고 말했다.

온라인서점 예스24에서도 하루 평균 20권가량 판매되던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가 지난 주말 하루 평균 130권 이상 팔렸다. 홍보팀의 윤미화씨는 "평소 주말보다 월요일과 화요일에 도서 주문이 1.5배가량 늘어나기 때문에 하루 판매량이 200권까지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등단작 《나목》(1970년)이나 연작 소설 《엄마의 말뚝》(1980년),100만부 이상 팔린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1992년) 등은 오래된 작품들도 새삼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예스24에서는 하루에 한두 권 팔리던 것이 각 20~30권으로 늘어났다. 고인이 2000년대 들어 문예지에 발표한 단편 9편을 담은 소설집 《친절한 복희씨》(2007년)도 인기다.

각종 포털 사이트와 게시판,토론방,트위터 등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도 고인에 대한 추모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문학의 대모(大母)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거나 명복을 비는 내용이 대다수다.

한 독자는 "항상 정정한 모습만 보여주시고 필체 역시 전혀 흐트러짐 없이 최근까지 활발한 저술 활동을 벌여오셨기에 건강하신 줄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급작스럽게 돌아가시다니 비통하다"며 추모했다. 또 다른 독자는 "노구를 이끌고도 세상을 접하는 방식이 참 포근했다. 항상 이기적인 현대인들의 마음을 적셔주고 보듬어주셨다"고 썼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