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재계 총수들에게 일독을 권한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가 주장하는 바는 다소 이상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주주이익의 극대화를 넘어 종업원 고객 파트너 사회 등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야 제대로 된 기업이라고 주장하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미국에서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2008년 초 출간된 이후 국내에서는 큰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사랑받는 기업'이 주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고령화,인터넷의 주류화 등으로 기업과 고객의 관계가 새롭게 규정되는 시점에서 기업은 고객 및 시장과 정서적 유대를 맺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경고를 담고 있다. 또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고객들과 정서적으로 유대를 맺은 기업이 시장 성과도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을 이 책은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 책의 영향을 받아 미국에서는 '사랑받는 기업 펀드'까지 나올 정도였다.

저자인 라젠드라 시소디어 미 벤틀리대 교수는 기업이 그 기업의 목적부터 새롭게 가다듬어야 한다는 '깨어있는 자본주의(Conscious Capitalism)' 운동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