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해외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장 빨리 극복한 나라로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정작 우리 국민은 현재의 경제상태는 물론 향후 경제전망에 대한 자신감이 매우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입소스와 한국경제신문이 함께 조사 분석한 '세계경제동향 인식조사'에 따르면 현재 자국의 경제상태를 '매우 좋다'거나 '좋은 편'으로 보는 응답비율이 한국은 39%로 조사대상 24개국중 13위에 그쳤다. 이는 최상위권을 차지한 인도(87%)는 물론 중국(72%) 브라질(62%) 등 신흥국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앞으로 6개월 후 경제상황 전망에 대해서도 한국은 25%만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봐 24개국 평균(27%)을 역시 밑돌았다.

객관적인 경제성적표가 우수한데도 국민들이 경제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라고 할 수 없다. 특히 국민들의 이런 자신감 상실은 장기적으로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인들이 경제에 자신감을 잃게 된 이유로 거듭된 경제위기, 정부 정책의 안정감 결여, 정부와 국민간 소통부재 등을 꼽고 있다. 이중 경제위기를 제외하면 자신감 상실은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정부 정책을 믿지 못하는 데서 상당부분 기인했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성장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의 신뢰도를 제고하는데도 배전의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책 개발에 신중을 기하는 것은 물론 포퓰리즘에 휘둘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아울러 빈부격차 확대와 부동산 가격 급등 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는 동시에 정부 정책에 대한 홍보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소득이 높아져도 국민이 만족을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