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기업이 수출을 늘리고 투자를 촉진하는 데는 고급 인력들이 많이 필요하다"며 "연구 · 개발(R&D)센터를 서울과 수도권에 설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4일 서울 여의도 KT빌딩 14층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출 · 투자 · 고용 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를 주재,"R&D센터를 서울이나 수도권에 두면 고급 인력들을 데려오는 데 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수도권 R&D센터 건립은 기업들의 숙원사업이었다. 기업들은 그간 수도권에 R&D센터 건립을 추진해 왔으나 용지 부족과 지방의 압력 등으로 계획이 표류하면서 고급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대통령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함에 따라 기업 R&D센터 건립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수도권 R&D센터 부재가 고급 인력 이공계 기피 현상의 한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이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R&D센터 후보지로는 정부 부처가 세종시로 옮겨가는 과천 청사 부지와 지방으로 이전할 예정인 공공기관 부지 등이 거론된다. 일부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올해 대기업이 수출목표와 투자목표,고용문제에 있어 매우 적극적으로 계획을 세운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국민과 국제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기업과 기업인이 되기 위해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금년에 경제 여건이 어렵다고 하지만 정부와 경제계,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합심해 힘을 다하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고 본다"며 "투자와 고용,수출을 많이 늘려 경제 활력을 높이고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에 더 신경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30대 그룹은 정부의 성장 기조에 따라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총 113조2000억원을 투자하고,11만80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전경련은 이날 간담회가 끝난 뒤 이 같은 내용의 30대 그룹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30대 그룹의 올해 투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12.2%, 신규 고용 계획은 10.2% 증가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구본무 LG 회장,최태원 SK 회장 등 29명이 참석했다.

이준혁/송형석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