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제 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전망으로 하락했다.

24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24달러(1.4%) 하락한 87.87달러로 마감했다.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OPEC의 증산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가 온종일 약세를 보였다.한때 1.9% 가량 하락해 2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이날 에너지시장과 석유가격 안정을 낙관한다면서 “올해 일부 OPEC 회원국들이 늘어나는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올해 전 세계 석유 수요가 2%(하루 180만배럴)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이는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망한 올해 세계 에너지 소비 증가율 1.6%(140만배럴)를 넘어서는 수준이라 주목된다.

스트래티직 에너지 앤드 이코노믹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사장은 “나이미 장관의 발언이 유가 하락 요인” 이라면서 “이는 사우디가 가격 상승에 관심이 없고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JP모건도 나이미 장관이 강한 수요 증가를 예상한 것은 사우디가 생산을 늘릴 의사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OPEC은 전 세계 석유의 40%를 공급하고 있으며 사우디는 OPEC내 최대 산유국이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이날 석유시장이 ‘구조적인 강세장’에 이미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골드만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해 11월과 12월 세계 석유재고 감소폭이 예년보다 적어 4분기에 공급 초과 상태였다며 이는 OPEC이 예상보다 빨리 유휴설비 가동에 들어갔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은 보고서에서 “세계 석유 시장이 지난해 4분기 수요초과 상태에서 공급초과 상태로 돌아섰다”며 “신흥국의 급격한 석유수요 둔화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