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3차원(D) 그래픽을 적용한 모바일 게임들이 본격적으로 출시될 것입니다. 현재 에픽게임스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는 게임만 30~40여개에 달합니다. "

최근 건국대에서 열린 '언리얼 서밋 2011'에 참석한 제이 윌버 에픽게임스 부사장(사진)은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의 화두는 3D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에픽게임스는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게임엔진 '언리얼'을 만든 회사다.

게임 엔진은 게임 개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도구' 같은 소프트웨어다. 특히 게임 속의 인물과 물체의 움직임을 현실과 흡사하게 재현하는 데 널리 쓰이고 있다. 언리얼 엔진은 국내에서도 '리니지2''아바''테라''블레이드 앤 소울' 등 고사양 온라인게임 개발에 이용됐다.

에픽게임스는 자회사 체어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지난해 말 언리얼 엔진으로 애플 아이패드용 게임 '인피니티 블레이드'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언리얼엔진이 태블릿PC용 게임에 활용된 첫 사례다. 윌버 부사장은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모바일 게임도 고사양 PC게임과 대등한 수준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개발된 것"이라며 "던전 디펜더,바운티 암스 등 언리얼 엔진을 쓴 모바일 게임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에픽게임스는 엔비디아가 만든 듀얼코어 프로세서 '테그라2'를 장착한 스마트폰이 등장하는 등 모바일 3D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는 것에 착안,게임 개발 소프트웨어의 저변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언리얼3 엔진을 기반으로 3D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게임개발 소프트웨어 '언리얼 디벨롭먼트 킷(UDK)'을 무료로 공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언리얼 엔진이 수억원대의 고가 소프트웨어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파격적인 조치다. UDK를 이용하면 PC나 콘솔게임뿐만 아니라 아이폰,안드로이드폰용 모바일 게임도 만들 수 있다.

윌버 부사장은 "기존 고객인 대형 게임 개발사 외에 3D 게임 개발에 관심이 있는 개인 개발자나 일반인도 언리얼 엔진을 이용해 3D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UDK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UDK의 장점에 대해 윌버 부사장은 "UDK는 개발자나 기업이 5000달러(약 560만원) 이상의 순매출을 거둘 경우에만 이용료를 요구하기 때문에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는 모바일 게임 개발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도 UDK를 이용한 3D 그래픽 구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윌버 부사장은 "한국은 UDK 다운로드 횟수가 세계 1위일 정도로 3D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언리얼 서밋이 운영하는 일반인 대상 UDK 세미나의 정원이 300명 정원인데도 하루 500여명이 신청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모바일 게임 개발자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언리얼을 비롯해 유니티 엔진 등을 적용한 3D 게임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다. 넥슨이 지난해 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공개한 멀티플랫폼 3D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PRG) '삼국지를 품다'에는 유니티 엔진이 쓰였다. 그 외 소규모 개발사들도 3D 모바일 게임을 속속 개발하고 있다.

소셜게임(SNG)용 개발 킷 출시에 대해 윌버 부사장은 "아직 별도의 UDK 출시 계획은 없지만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으며 특히 모바일 SNG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