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부터 7월까지 서울시가 성인용품점,수입상가 등 54개소를 대상으로 유상 수거한 '비아그라'를 검사한 결과 수거제품 100%가 위조제품으로 판명됐다. 우리사회가 의약품 오남용과 가짜 의약품에 얼마나 무방비하게 노출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세계 의약품 시장도 비슷한 실정이다. 2006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가짜 의약품의 거래규모를 800억달러로 추정한 바 있다. 이는 세계 의약품의 10% 이상이 가짜임을 의미한다. 미국은 이러한 가짜 의약품 및 불량 의약품 유통을 근절하기 위하여 IT 기술을 활용한 '의약품 전자이력제도'를 도입했다. 화이자,글락소 스미스와 같은 세계적인 제약사들도 자사제품의 불법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비아그라,타미플루 등에 RFID를 부착해 판매중이다. 세계적인 의약품 유통관리 강화 추세를 감안할 때,RFID 등 IT기술을 활용하는 제약기업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수의 제약기업들 역시 RFID 도입 등 IT 융합을 통해 스마트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세계최초로 의약품 전 품목에 RFID 태그를 부착해 수요예측,생산량 결정,스마트 마케팅 활동에 활용하는 등 IT 융합기반의 전사적인 경영혁신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일동제약과 한국콜마도 기존의 생산 · 물류 프로세스를 RFID 기반으로 개선,적정생산량 유지 및 반품 최소화 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우리 정부는 국내 제약산업 재도약의 계기를 IT융합에서 찾고자 지난해 '제약+IT융합 발전 전략' 및 '추가대책'을 마련했다. 발표된 대책에 따라 RFID를 도입한 제약기업에 7% 투자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주고,관련시스템에 대한 기술개발도 지원할 예정이다.

융합과 스마트 시대에 즈음해 제약산업에 RFID 등 첨단 IT 기술을 결합하면 의약품의 오남용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으며,제약기업들은 좀 더 스마트한 경영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 산업전반의 경쟁력 제고도 가능할 것이다. 아울러 미국 등 선진국의 의약품 전자이력제도 도입에 쉽게 대응해 수출을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